AI 칩 제재 심해지자…LA에 IT 기업 세워 中으로 엔비디아 칩 수출한 중국인 일당 적발

2025-08-06     유진 기자
(사진=엔비디아)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명목상 IT 기업을 세워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이 기소됐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중국 국적 촨 겅(28)과 스웨이 양(28)을 미 상무부 허가 없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비롯한 엔비디아 칩을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2022년 미국이 대중국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반도체 AI 칩 수출에 허가를 요구하기 시작한 직후 LA 엘몬테에 ALX 솔루션즈(이하 ALX)를 설립했다. 

이들이 설립한 기업 ALX는 지난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캘리포니아 산 호세에 본사를 둔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로부터 200개 이상의 엔비디아 H100 칩을 구매했으며, 고객이 일본과 싱가포르에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엔비디아)

이들이 2023년에 작성한 송장에도 구매자가 싱가포르에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 있던 미국 수출 통제 담당자는 해당 칩이 실제로 도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명시된 주소에 해당 기업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제3국을 경유해 AI 칩을 중국으로 수출해 규제를 피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일당은 최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들 일당이 중국으로 유출한 H100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이다.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칩이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정부는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다. H100의 경우 2022년 출시도 전에 중국 수출이 금지됐고, 이에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I포스트 DB)

지난 4월 H20의 대중국 수출까지 막히자 중국은 저사양 칩까지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H20 칩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한 칩 중 하나로 알려진 바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판매 재개를 허용하자 엔비디아 측은 "H20 칩을 중국 시장에 빠르게 발송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젠슨 황 CEO는 "중국은 매우 혁신적이고 역동적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엔비디아 측은 "우리는 공식 파트너에게만 제품을 판매한다"라며 "모든 거래가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