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상 미녀와 사랑에 빠진 70대男, 아내에 이혼 요구…"여생 함께 하고파"

2025-08-18     유진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X)

중국의 한 70대 남성이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상 여성 아바타에 빠져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 사연이 화제다. 자녀들이 여성 아바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차 설명했고, 이 남성은 뒤늦게 자신이 착각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베이징일보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남성 장 모씨(75)는 온라인에서 AI로 생성된 가상 여성 아바타를 우연히 접했다. 여성 아바타는 AI 생성물을 접해본 사용자들이라면 단번에 가상 아바타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장 씨는 대화가 그저 잘 통하는 여성이라고 착각했다. AI 아바타의 미소는 인위적이었고, 입모양과 음성도 부자연스러웠지만, 장 씨는 그녀와의 대화에 빠져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휴대전화를 붙들고 산다고 할 정도로 대화에 몰입하게 됐다. 

그러자 아내는 장 씨의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지적했고, 장 씨는 가상의 연인에게 온전히 헌신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장 씨는 "AI 여자친구와 여생을 함께 하고파"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바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장 씨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했다. 

챗GPT와 결혼했다는 일본인 여성. (사진=X)

이에 장 씨는 자신이 착각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장 씨와 같이 AI 모델에 깊은 정서적 애착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사용자들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은 올해 3월부터 AI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직장에 대한 불평 등 일상적인 고민을 AI에 털어놓았다. 

이 여성은 AI에 성격과 말투를 학습시켰고, 대화를 거듭할수록 AI가 자신을 더욱 이해해준다고 느꼈다. 여성은 AI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약혼자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이 일본인 여성은 지난달 12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가장 좋은 날에 부부가 됐음을 여러분께 알린다"라며 AI로 생성한 결혼사진을 공개했다. 

사기꾼이 앤을 속이기 위해 보낸 AI 브래드 피트 이미지. (사진=X)

올해 초에는 미국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83만 유로(약 12억원)를 날린 한 프랑스 여성의 사연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앤(가명·53)은 자신이 브래드 피트와 연인 관계라고 믿어, 남편과 이혼하고 83만 유로에 달하는 거금을 날렸다고 털어놓았다. 브래드 피트가 보냈다고 생각했던 메시지는 브래드 피트를 모방해 생성한 인공지능(AI) 모델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1년 반 동안 가짜 브래드 피트에게 사랑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앤은 "저는 그 남자를 좋아했다. 그는 여성과 대화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매우 잘 구성돼 있었다. 이런 글을 쓰는 남자는 정말 드물다"라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현실과의 괴리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I와의 관계에 집착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정신 건강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취약계층의 경우 경제적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