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은 AI를 어떻게 쓰고 있을까?…"교육과정 설계·학술 연구에 AI 도움받아"

2025-08-27     진광성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AI포스트 DB)

다양한 인공지능(AI) 활용 사례가 공유되는 가운데 대학교수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교육 분야에서 AI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학생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과제를 수행한다는 것에 집중돼 있다. 

최근 발표된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자들도 AI 도구 덕분에 주당 평균 5.9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AI 도구를 활용하는 교육자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전 세계 고등교육 전문가들의 AI 도구 사용 현황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조사는 교육자들이 업무에 AI 기술을 어떻게 접목시키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과 6월 자사 데이터 보호 툴인 '클리오' 시스템을 이용해 대학 이메일 주소와 연동된 익명화된 계정의 채팅 데이터를 수집했다. 

교육자별 업무에 대한 대화를 자동 필터링했고, 5~6월 동안 약 7만 4000건의 대화가 도출됐다. 분석 결과 교수들은 '교육과정 설계'에 AI를 가장 자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 연구와 학생 성취도 평가 작업도 뒤따랐다. 보조금 제안서 작성, 학업 상담, 입학 및 재정 계획과 같은 행정 업무 관리에도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앤트로픽)

AI 도구로 학생들의 과제 등을 채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AI 도구를 '채점 자동화' 방식으로 활용하는 교수도 많았다. 클로드 아티팩트를 사용해 화학 시뮬레이션, 자동 채점 기준, 데이터 시각화 대시보드와 같은 대화형 교육 자료를 만드는 교수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한 교수는 "이전에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일들이 이제 가능해졌다. 맞춤형 시뮬레이션, 일러스트레이션, 인터랙티브 실험까지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정말 놀랍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훨씬 높아졌다"라고 밝혔다. 

앤트로픽 측은 "교육자가 AI에게 전적으로 위임할 가능성이 업무에 따라 다르다"라며 "일상적인 행정 및 재정 관리와 관련된 업무는 학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가까운 업무보다 완전히 위임될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분석했다. 

(사진=앤트로픽)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한 교수는 "가치 있는 것은 LLM과의 대화이지, 첫 번째 반응이 아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생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나누는 파트너로 삼으면 된다"라고 전했다. 

AI 등장 이후 교수들이 가르치는 내용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 교수는 "AI 기반 코딩은 분석 교육·학습 경험을 완전히 혁신했다. 쉼표와 세미콜론을 디버깅하는 대신, 비즈니스에 분석 기술을 적용하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AI 도구로 과제를 수행하는 것과 관련,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한 교수는 "다시는 전통적인 연구 논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AI가 할 수 없도록 과제를 다시 설계했더니 한 학생은 주간 숙제가 어렵다고 불평했고, 클로드와 챗GPT가 과제를 완료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짜증을 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