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철진의 울릉도 독도 여행기

2023-09-07     유진 기자
임철진 광주 서구청 민원봉사과장

올해 여름휴가에 아내와 함께 울릉도와 독도를 여행하기로 했다. 나에게 여행은 '숨 고르기'이며 '쉼'이다. 일상을 잠시 이탈해 휴식의 시간으로 숨을 고르고, 새로움을 탐색하는 쉼은 나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다. 예약하고 나니 날씨가 궁금해 매일 정보를 확인했다.

아뿔사! 여행 기간 3일 동안 줄곧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다. 드디어 여행 당일이 됐다. 울릉도행 배가 출발하는 포항은 오전에 흐리다가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참 다행이다. 여행 등 중요 행사의 성공 여부는 날씨의 영향이 큰데 비가 오지 않는다니 운이 참 좋은가 보다. 

드디어 포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쾌속선에 오른다. 출발시간은 10시 20분이다. 좌석을 확인하고 앉으니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아~~ 드디어! 울릉도와 독도를 가는구나!' 이때의 설렘은 최고의 감흥을 준다. 

뱃고동 소리와 함께 뱃머리는 울릉도를 향한다. 육지가 멀어지자 쾌속선은 파도의 높이를 거역하지 못하고 요동친다. 우리들은 쾌속선에 몸을 맡긴 체 체념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검푸른 바다! 가끔 눈에 들어오는 새하얀 물거품! 망망대해 파도 위를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린다. 

포항에서 울릉도 거리는 200여 킬로미터,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배에서의 3시간은 결코 평안한 시간이 아니다. 윙윙 엔진 소리를 자장가로 느껴야 하고, 파도의 높이에 따라 울렁이는 배멀미를 이겨내야만 한다. 

그래서 여행은 체력이 있어야 하나보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해야지 다리가 떨리면 못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오후 1시 반이 되자 울릉도에 도착했다는 안내가 반갑게 들린다. 도착한 곳은 울릉도 사동항이다. 선착장에 정박된 배에서 내려오니 상쾌한 바다 내음이 코끝에 다가온다. 주변을 살펴보니 항구 주변은 차량들이 즐비하고 산을 깎아내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울릉도가 깜짝 놀라게 변하고 있다. 안내인의 설명에 의하면, 사동항 주변에 비행기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 바다를 메우고 산을 깎아내는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란다. 2025년도에는 비행기를 타고 이곳에 올 수 있다니 놀랄 일이다. 여행사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저동항 식당으로 이동한다. 

식사를 마친 후, 울릉도 해안을 따라 난 일주 도로를 돌며 관광지 관람이 시작됐다. 첫날 일정은 울릉도를 한 바퀴 일주하며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았다. 울릉도는 전체 둘레 44.5킬로이다. 일주 도로는 2019년도에 완공됐고 구간마다 터널이 있다. 

안내 일이 울릉도를 소개하는데 아주 입담이 좋다. 울릉도의 인구와 주요 관공서부터, 관광지마다 전설과 유래 등을 쉴 틈 없이 유창하게 설명해 준다. 그는 울릉도에 대학이 2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노인대학 또 하나는 주부대학이란다. 간혹 터지는 웃음으로 피로를 잊는다. 

울릉도의 바닷물은 진 푸른색이고, 바닥이 훤히 비칠 정도로 투명하다. 이런 바닷물 색깔은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니 시력이 좋아지는 착각까지 든다. 둘째 날은 독도로 가는 날이다. 저동항에서 7시 20분 출항하는 독도행 배를 탔다.  독도까지는 1시간 30분 소요된다.

선장의 안내가 기상악화 탓에 파도가 2미터 이상으로 높을 것이 예상된단다. 멀미가 나면 화장실에 가지 말고 손을 들면 봉투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파도가 높으면 독도에 접안하지 못할 수도 있다니 걱정이다. 

9시경에 독도에 도착하니 독도에 접안을 할 수 있다고 한다. 3대(代)가 덕을 쌓아야 독도 땅을 밟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천만다행으로 독도 땅을 밟는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와~ 감탄사를 여러 번 외치며 독도 땅을 밟으니, 우리를 환영하듯 햇볕도 따사롭다. 독도경비 대원 10여 명은 부동자세로 경례를 하며 우리들을 맞이해준다. 

나와 아내는 태극기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만세를 부르며, 하나라도 놓칠세라 30여 분 동안 코끼리바위, 촛대바위, 등대 등 이곳저곳을 살피며 사진을 찍고 눈에 꼬옥 넣어둔다. 독도 땅을 밟으면 누구나 애국자가 되는가 보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자연스럽게 태극기를 들게 한다. 

신라시대 지증왕 때부터 우산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땅임에도, 일본이 이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니 어이가 없다. 굳건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대한민국 끝자락 외로운 영토! 아픈 새끼손가락! 우리 땅 독도' 우리나라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독도, 독도를 봐야 대한민국을 다 본 것이다고 생각하면서 조국애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번 울릉도 독도 섬 여행을 통해서 바다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모든 삶은 흐른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바다는 우리에게 "쓸데없는 걱정으로 나 자신을 가두지 말고 자유를 미루지 말라"고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근심걱정을 바다에 다 버려두었으니,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임철진 광주 서구청 민원봉사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