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4년차, 26세에 AI 소셜 앱으로 돌풍 일으킨 독일 청년…"AI 반려동물, 함께 키워요"

2025-09-11     유형동 수석기자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파비안 캄베리 CEO, 야니스 링발트, 슈테판 퀘른호르스트 설립자. (사진=본)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본(Born)은 최근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약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AI 기업 본의 누적 투자액은 2500만 달러(약 346억원)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도 매우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본은 창업 2~3년차에 겪게 되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하고, 창업 4년 차에 접어들었다. 본의 창업자는 파비안 캄베리(Fabian Kamberi). 뉴욕에서 거주하는 독일인 창업가이고, 올해로 26살이 됐다. 본은 어떻게 설립됐으며, 뭘 만들고 있을까. 

파비안 캄베리 최고경영자(CEO)는 22살 나이에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낸 야니스 링발트, 슈테판 퀘른호르스트와 본을 창업했다. 10대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소셜 미디어 및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이들의 당초 목표였다. 이들은 차세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만든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인정하고, 차별화를 꾀했다. 

파비안 캄베리 CEO. (사진=본)

세계인들의 '디지털 라이프'를 실현하겠다는 것. 이들은 몇 년 전부터 AI 챗봇이 사람들에게 친구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AI 앱·봇들이 오히려 사용자를 고립시키고 있다는 게 이들의 해석이다. 실제 AI에 과도하게 의존해 다른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거나, AI 관계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본 창업자들은 AI 동반자의 미래가 현실 세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공유 경험에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캄베리 CEO는 "멋진 것들을 만들기 위해 메타, 오픈AI와 경쟁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거대 기업에 비하면 아직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며 "다른 어떤 곳에서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본은 친구, 가족과 함께 'AI 가상 반려동물 펭구'를 키우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타마고치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친구나 연인처럼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특징이다. 

(사진=본)

그저 생성형 AI 모델과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공동으로 가상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가상 AI 모델을 비롯 지인들과의 소통하는 게 더욱 건강한 소셜 미디어 이용 방식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후 본은 '가상 AI 반려동물 펭구' 앱으로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또한 자체 IP를 보유한 최대 규모의 AI 캐릭터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캄베리 CEO는 "일상생활에 녹아드는 동반자를 개발함으로써 소비자 AI 분야의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단순한 챗봇 경험을 넘어 사회적, 정서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AI 친구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기업 본은 최근 들어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액셀(Accel), 텐센트, 라톤 벤처스 등 유명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본은 이번 투자금을 통해 제품 로드맵을 확장하고, 최고의 AI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사진=본)

투자를 주도한 액셀의 루카 보키오 파트너는 "본은 새로운 소비자 소셜 카테고리를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차트 정상급 앱 개발 능력과 고무적인 제품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본이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캄베리 CEO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즐겁게 소통하고, 참여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보고 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 즉 흥미롭고 가치 있는 소비자 소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