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9.5조원' 1년 만에 몸값 껑충 뛴 美 팹리스 그로크…"추론 AI 시대 앞장"
미국 인공지능(AI) 팹리스 기업 그로크(Groq)가 최근 7억 5000만 달러(약 1조 3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그로크는 69억 달러(약 9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년여 만에 몸값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로크는 최근 7억 5000만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디스럽티브가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블랙록, 뉴버거 버먼, 도이치텔레콤의 투자전문회사 DTCP 등을 비롯 삼성, 시스코, D1, 알티미터, 1789 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그로크는 이번 라운드에서 69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8월 진행된 투자 라운드 당시 그로크의 몸값이 28억 달러(약 3조 8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그로크는 구글 출신 엔지니어 조나단 로스가 2016년 설립한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다. 그로크는 AI 작업에 최적화된 언어처리장치(LPU)를 개발한 바 있다. 해당 칩은 학습보다는 추론을 위해 설계됐다.
그로크가 만든 LPU 추론 엔진은 AI 컴퓨팅센터 구현을 위한 솔루션으로 GPU 대비 10분의 1의 전력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로크는 200만 명이 넘는 개발자와 포춘 500 기업에 빠르고 저렴한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 유럽, 중동에 있는 기존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조나단 로스 CEO는 "추론은 AI 시대를 정의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고속 및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미국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최근 미국산 AI 기술 스택의 수출을 촉진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미국산 AI 기술의 전 세계적 확산을 강조했다. 그로크는 미국에서 구축한 추론 인프라를 통해 이미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디스럽티브는 지난 10년 동안 팔란티어,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쉴드 AI, 데이터브릭스 등을 비롯한 여러 AI 선도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이처럼 혁신적이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는 디스럽티브는 그로크에 현재까지 약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디스럽티브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알렉스 데이비스는 "AI가 확장됨에 따라 AI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는 모델 자체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라며 "그로크는 이러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폭발적인 성장의 다음 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했다.
한편 세계 4대 인공지능(AI) 학자로 꼽히는 얀 르쿤 메타(Meta) AI 수석과학자는 지난해 미국 팹리스 스타트업 그로크(Groq)에 기술 고문으로 합류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