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명 넘는 변호사가 쓰는 AI" 입소문…AI 리걸테크 기업 '하비', 몸값 11조원 돌파
글로벌 리걸테크(Legal Tech·법률 정보 기술) 스타트업인 하비(Harvey)가 최근 1억 5000만 달러(약 21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유력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서 하비는 80억 달러(약 11조 46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비는 구글 딥마인드·메타 출신의 가베 페레이라(Gabe Pereyra)와 미국 남가주대학(USC) 로스쿨 출신의 윈스턴 와인버그(Winston Weinberg)가 지난 2022년 설립한 리걸테크 기업이다.
하비는 변호사, 로펌을 위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AI 에이전트는 변호사들의 소송 문서 작성 지원을 비롯 계약서 검토, 법률 데이터베이스 검증 등을 지원한다. 변호사들에게 가장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 중 일부를 자동화해 주는 셈이다.
기존 문서 관리 시스템과 법률 도구를 완벽하게 연동할 수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모든 답변이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기반으로 생성된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판례를 종합해 포괄적인 분석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변호사들로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상대 변호사의 사건을 분석하고 법적 주장을 다듬는 등 소송 전략을 최적화해 준다. 이처럼 현장 친화적인 도구를 앞세운 하비는 AI 에이전트 출시 이후 오픈AI, 세콰이어캐피탈, 알파벳 GV 등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하베이는 창업 3년 만에 ARR 1억 달러를 돌파했다. ARR이란 12개월 동안 연간 계약이나 구독 계약을 통해 회사가 얻을 것으로 예측되는 수익을 의미한다. 하비의 AI 툴을 사용하는 변호사만 해도 7만 4000명이 넘는다.
독일의 통신기업인 도이치 텔레콤의 AG 수석 전무이사 클라우디아 준커 박사는 "하비는 문서 분석, 계약 비교, 초안 작성, 번역 등의 작업을 간소화해 전략적 우선순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며 "AI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에 발맞춰 나가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와인버그 CEO는 지난 8월 "하비는 3년 동안 54개국 500여 개 고객의 AI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지난 1년 동안 4배,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라며 "AmLaw 100대 기업의 42%가 AI 관련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하비를 신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다양한 리걸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20대 청년이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레고라(Legora)도 변호사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더불어 루미나스, 클리오, 아이언클래드와 같은 기존 법률 기술 스타트업들도 로펌과 기업 법률 고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