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핵심 인재 떠나며 입지 위축설 나돈 '스케일AI'…치넬리 CFO "우리 건재해"
메타가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20조 60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올 여름 인공지능(AI) 업계 최대 화두였다. 메타는 지난 6월 알렉산터 왕이 공동 창업한 스케일AI에 투자하고, 왕을 비롯한 핵심 인재를 데려왔다. 이후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메타 신설 연구소에 수장으로 앉혔다.
사실상 투자 목적이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과 유능한 AI 연구원을 영입하는 것이었다. 데이터 라벨링 업계에서 꾸준히 입지를 다져온 스케일AI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들의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메타가 스케일AI에 투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며 데이터 라벨링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투자 전후로 여러 라벨링 업체들이 AI 모델 개발사들로부터 문의를 대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벨링 작업을 맡긴 데이터들이 메타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투자 발표가 나온 이후 오픈AI는 스케일AI와의 협력을 종료했으며, 구글도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들이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스케일AI는 지난 7월 글로벌 인력의 약 14%에 해당하는 정규직 2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업계에선 스케일AI의 입지 위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데니스 치넬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건재하다"라고 강조했다. 스케일AI는 현재 100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6월 스케일AI에 합류한 치넬리 CFO는 우버에서 6년간 근무하며 미국 및 캐나다 지역 내 비즈니스를 이끌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치넬리 CFO는 "사람들이 이 거래를 일종의 인수합병이나 라이선싱 거래로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희는 지난 2~3개월 동안 회사 역사상 최고의 거래들을 성사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치넬리 CFO는 "우리는 여전히 독립적인 회사이고, 메타에 얽매이지 않으며 모든 고객과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장 투자금을 추가 조달하지 않을 정도의 자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넬리 CFO는 데이터 사업과 애플리케이션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매출을 올렸다고 했다. 구체적인 매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치넬리 CFO는 메타가 투자한 이후 데이터 사업이 매달 성장했으며 애플리케이션 사업은 상반기 대비 두 배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치넬리 CFO는 "우리가 내놓는 성과를 보면 '좀비 기업'과 같은 회사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