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도 고민상담도 AI와' 동반자 앱 사용자 느는데…퍼플렉시티 CEO "AI에 휘둘릴 수도"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정서적 교류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인 AI 컴패니언(AI companion)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현실 연애의 피로감, 높은 장벽 등을 이유로 AI 챗봇에 주목하고 있다.
AI 챗봇과의 역할놀이(롤플레잉)에 빠져들면서 AI를 연인이나 동반자로 여기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다국적 정보분석업체 비주얼캐피탈리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캐릭터닷AI(Character.AI)는 챗GPT, 캔바, 구글 번역, 딥시크에 이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AI 도구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캐릭터닷AI는 해리포터나 일론 머스크, 아인슈타인, 비욘세와 같은 유명인들을 기반으로 한 페르소나 챗봇을 개발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유명인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경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상의 AI 챗봇을 생성할 수도 있다. 나이와 성격 등을 입력하면 얼굴과 음성이 생성된다.
자신이 원하는 AI 친구·연인과 음성 통화를 하며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대표 AI 챗봇 서비스 레플리카(Replika)의 이용자는 3000만명을 돌파했다. 레플리카도 캐릭터닷AI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성별, 외모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다른 AI 챗봇과 비교해 감성적인 대화에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레플리카 이용자의 대부분이 인간과 대화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정서적 안정'을 경험했다고 한다. 지난 7월 발표된 커먼 센스 미디어 연구에 따르면 10대 응답자의 52%가 한 달에 최소 몇 번 이상 AI 챗봇과 상효작용한다고 답변했다.
AI 동반자 앱과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평균적인 미국인의 친구 수는 3명 미만이다. 챗봇은 더 많은 친구를 원하는 사람들의 친구가 될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AI 파트너에게 정서적 위안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의존도가 심해질 경우 현실에서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크다.
최근 들어 챗봇과 대화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늘고 있어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AI 챗봇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과 관련,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위험할 수 있다"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스리니바스 CEO는 시카고대 폴스키센터에서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해 "AI 동반자 앱이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으며 과거 상호 작용을 기억할 수 있다. 이에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해지고 있다"라며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현실이 AI 챗봇과의 대화보다 더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시간이고 챗봇과 대화를 한다"라며 "그러나 사용자들은 완전히 다른 현실에 살고 있다. AI가 이용자들의 마음을 매우 쉽게 조종할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스리니바스 CEO는 퍼플렉시티가 동반자 앱과 같은 챗봇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스리니바스 CEO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실시간 콘텐츠를 통해 이러한 문제에 맞설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