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핫한 직업은? "AI 최고 책임자·AI 임원"

미국 기업들, AI 담당 책임자 역할 신설 추세 AI 책임자 중심으로 데이터·AI 활용 능력 육성

2024-01-30     조형주 기자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인공지능 최고 책임자라는 역할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사진=달리 3)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도래하며 많은 이들이 '일자리 위협'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이같은 우려는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최근 AI 선도국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저 걱정만 할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병원, 보험 회사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하고 있어서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70개 이상의 병원과 진료소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학술 의료센터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지난해 병원 시스템에 처음으로 'AI 책임자'라는 역할을 만들었다. 

애리조나 지역의 메이요 클리닉 의사들은 수년 동안 AI로 실험을 진행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 가운데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이 속속 출시되면서 병원 측은 AI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는 책임자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이에 병원 임원들은 인공지능 전문 방사선 의사인 '바빅 패텔(Bhavik Patel)' 박사를 인공지능 책임자로 임명했다.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인공지능 최고 책임자라는 역할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사진=달리 3)

패텔 박사는 초음파에 숨겨진 데이터를 찾아냄으로써 희귀 심장병의 진단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AI 모델을 시범 운영해 왔다. 리차드 그레이(Richard Gray) 애리조나 메이요 클리닉 최고 책임자는 "우리는 모든 부서, 모든 작업 그룹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 능력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성, 조정 기능을 갖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AI 책임자'를 고안해냈다고 한다. 

병원뿐만 아니라 법률회사, 보험회사, 정부기관, 대학 등에서도 'AI 책임자'는 '핫'한 역할이 되고 있다. 미국의 3대 신용평가기관 에퀴팩스(Equifax), 로텀 에버셰즈 서덜랜드(Eversheds Sutherland) 등과 같은 회사들도 지난 1년 동안 AI 담당 임원을 임명했다. 실제 미국 직장평가 플랫폼 글래스도어에 'AI 책임자' 또는 'AI 부사장' 직함을 가진 임원 122명이 등록돼 있다. 2022년에만 19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AI 책임자가 조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데이터 컨설팅 회사인 뉴벤티지 파트너스(NewVantage Partners) 설립자 랜디 빈(Randy Bean)은 "조직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AI 임원직이 등장한다"라며 "조직에 AI 최고 책임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조직을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