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로 돈 버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채굴 수익성↓AI 수요↑"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갈수록 채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어 사업 분야를 돈이 몰리는 AI 분야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 비트코인 채굴 기업 중 하나인 '비트팜(Bitfarm)'이 2027년까지 사업 방향을 암호화폐에서 AI 데이터센터 서비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트팜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12곳을 운영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운영 중이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비트팜이 보유한 에너지 용량은 341메타와트(MW)이며,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GB300 NVL72 서버 랙 수 개를 가동할 수 있다. 비트팜은 워싱턴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최첨단 수냉 시스템을 갖춘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할 예정이다.
비트팜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46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1% 증가한 수치다. 채굴 난이도 상승, 경쟁 심화, 가격 변동성 등 이유로 채굴기업들의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비트팜은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마련해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호주 기업 아이렌(IREN)도 채굴 사업을 하다 최근 사업 방향을 AI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에 아이렌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97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다년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렌은 계약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 엔비디아의 GB300 GPU 접근권을 제공한다.
AI 인프라는 2026년까지 텍사스주 차일드리스에 위치한 아이렌 시설에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아이렌 시설은 750MW(메가와트) 용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 과거 암호화폐 채굴 사업을 진행했던 코어위브, 네비우스그룹 등도 AI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가 약 7%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을 공급받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어위브 CEO인 마이클 인프라토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인수하며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할 필요 없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AI 기업들도 채굴업체들을 주목하고 있다. 채굴자들의 전력망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로 구축할 경우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놓고 업계에선 단순히 채굴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아니라 AI 인프라 산업의 지형이 바뀌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