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머스크 인터뷰 영상 다시보니…꿀 떨어지던 알트만은 눈엣가시, 예측 성적표는 '미완'
9년 전, 당시 와이콤비네이터 사장이었던 샘 알트만은 일론 머스크를 인터뷰하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존경을 표했다. 2016년 9월 테슬라 공장에서 진행된 이 인터뷰는 두 사람이 인류를 위한 비영리 AI 연구소, 오픈AI(OpenAI)를 공동 설립한 지 불과 9개월이 지난 시점에 진행됐다.
알트만 사장은 머스크에 "스페이스X 견학 때 모든 세부사항을 꿰뚫는 머스크의 능력에 놀랐다"라며 '미친 아이디어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이에 머스크는 AI가 인류에게 미칠 실존적 위험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표하며 인도주의적 개발을 약속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이들은 '꿀 떨어지던' 동료에서 서로를 헐뜯는 '눈엣가시'로 전락했다. 머스크는 2024년 알트만과 오픈AI가 창립 당시의 비영리 사명을 버리고 영리 추구 조직으로 변질되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오픈AI는 사실상 MS의 비공개 자회사로 전락했다"라고 지적했다.
이후 알트만과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서로 비난을 주고받고 있다. 9년 전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인공일반지능(AGI) 구축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뭉쳤던 두 거물은, 이제 AI 통제권과 천문학적 이윤을 둘러싼 분쟁으로 법정에서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머스크가 2016년 알트만과의 인터뷰에게 제시했던 미래 청사진은 얼마나 실현됐을까.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의 과제들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는 당시 연간 8만 대 수준이던 테슬라의 생산량을 2020년까지 50만 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약속을 지켰으며, 2023년에는 연간 181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가 그의 야심을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 개발 기업인 스페이스X는 머스크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핵심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그는 '화성 식민지화'를 야심차게 발표했다. 이후 로켓 재사용 기술은 2015년 최초 성공 이후 성공적으로 안정화 궤도에 올랐고, 팰컨 헤비 또한 성공적으로 운용되며 단기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인간을 태운 화성 유인 비행 및 식민지화는 여전히 미완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머스크는 9년 전 "AI가 2025년까지 인간을 추월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그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던 '완전 자율주행(FSD)'은 여전히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물론 테슬라는 올해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운전석에는 여전히 안전 감시자가 탑승하고 있다.
나아가 오픈AI에 대항하는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고 '그록(Grok)'을 선보인 것 자체가 9년 전 동지였던 알트만과의 철학적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머스크가 AI 분야에 어느 정도로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어, 대중적 상용화는 먼 미래의 과제로 보인다.
머스크의 9년 전 비전은 단계적 성공과 궁극적 목표의 지연이라는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AI의 미래를 함께 논했던 알트만과의 관계가 첨예한 법적 대립으로 변모한 것은 AI 개발의 방향성과 그 통제권을 둘러싼 시대적 갈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