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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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트위터(현재 X)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을 운영하며 인공지능(AI), 자동차 업계의 최고의 명예와 돈을 가진 그가 트위터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작가 윌터 아이작슨이 기고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진짜 이야기’라는 글이 게재됐다. 여기에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전말이 상세히 담겼다. 기고문에 따르면 트위터 인수는 아들과의 절연, 중독적인 승부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트위터 인수 배경 밝힌 아이작슨은 누구

아이작슨이라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가에 대해 먼저 짚어봐야 한다. 아이작슨 작가는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작가로 통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이나 스티브 잡스 등 유명인의 전기를 작성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작슨 작가를 태그해 자신의 전기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작슨 작가는 "머스크의 전기를 쓰기 위해 머스크 본인과 그의 지인 200여 명을 만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머스크와 함께 다니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가 전기 집필을 위해 적극 돕고 있다는 이야기다. 

◇ 머스크는 왜 트위터에 꽂혔나?

아이작슨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연이은 성공 이후 이른바 ‘게임 중독자’가 느끼는 것 같은 일종의 권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게임에서 이겼지만 전원을 끌 수 없는 게임 중독자 상태'가 돼 더 큰 자극을 찾아 트위터를 인수했다는 것. 

 ‘뉴럴링크’의 임원이자 머스크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은 시본 질리스가 머스크에게 “항상 전쟁 상태에 있을 필요는 없다. 아니면 전쟁 중에 더 큰 위안을 느끼나”라고 묻자 머스크는 “나는 원래 이렇게 설정된 사람 같다. 항상 (카지노) 칩을 테이블로 다시 올려 다음 단계의 게임을 하고 싶어진다”고 답했고 한다. 

이 시기는 마침 머스크가 10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기간과 겹쳤고 당시 머스크는 “은행에 돈을 그냥 두는 게 싫었다”며 “어떤 상품이 마음에 드는지 자문해보니, 트위터라는 답이 금방 나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위터가 머스크에게는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는 놀이터였다고 평한 아이작슨은 “트위터는 놀림과 괴롭힘이 있는 학교 운동장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지만, (머스크 같은) 영리한 아이들이 팔로어를 얻는 곳”이라며 “어렸을 때처럼 구타를 당하는 일도 없는 데다, 이 플랫폼에서 그는 ‘학교 운동장의 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년기의 결핍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사진=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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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들의 성전환과 절연으로 충격

아이작슨은 “큰아들 자비에르(Xavier) 머스크가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자신과 절연하면서 받은 상처도 머스크에게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자비에르는 지난해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밝히고, 법원에 소송 서류를 제출하고 성별을 여성으로 바꿨다. 

이름도 어머니 성을 따른 '비비언 제나 윌슨'으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던 아버지와는 절연했다. 이에 머스크는 "자비에르가 로스앤젤레스(LA)의 진보적인 학교 크로스로즈 스쿨에서 이데올로기를 배웠고, 사회주의자를 넘어 완전히 공산주의자가 됐다"고 아이작슨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이른바 ‘깨어난 정신 바이러스(woke mind virus)’가 미국을 감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해온 머스크가 자신의 생각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깨어난 정신 바이러스가 멈추지 않는 한 문명은 절대 다른 행성으로 뻗어나갈 수 없다(multiplanetary)"며 “머스크는 트위터가 우파와 반체제 목소리를 억압하는 사상에 감염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치적 올바름, 남녀평등 등을 강조하는 트위터의 기업 문화가 잘못됐다는 머스크의 평소 지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해 4월 트위터를 총 440억달러(약 58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머스크는 경영권 이전 하루 전인 작년 10월 26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에 들어서서 곳곳에 붙은 새 모양의 로고를 보고 “이 망할 새들,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