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에서 '다음 소희'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2023년 개봉작이라는데 왜 놓쳤을까 싶어 주말 저녁, 무심코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TV 앞에서 한동안 먹먹함을 삼켜야 했다.콜센터 현장실습을 나간 여고생 소희가 담임교사로부터 '대기업 사무직'이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설레었을까. 출근 첫날, 그 설렘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을 목격하는 건 관객인 우리도 고통스러웠다. 2017년 전주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고 실습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취업률'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한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지
젠슨 황과 이재용, 정의선. 세 거물이 강남 치킨집에서 70분을 함께한 광경에 전국이 술렁였다.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 공급 발표라는 결과도 중요했지만, 더욱 의미 있었던 건 국민들이 그 자리에 주목했다는 사실 자체다. 치킨을 먹는 재벌들의 소탈함이 아니라, 그들이 논의하는 주제인 인공지능(AI)과 GPU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것이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국운이 달린 생존 경쟁임을 말이다. 광주는 국내 어느 도시보다 먼저 AI 육성을 외쳤다. 광주는 현재 국내
해시태그(#) 네트워크 스닙팟(Snippod)을 이끌고 있는 필자는 스타트업, 창업자 소재 영화라면 꼭 챙겨보곤 한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에 유명 창업자의 전기영화인 '스와이프'가 공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영화는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Tinder)와 범블(Bumble)을 창업한 휘트니 울프 허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틴더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틴더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보이면 '스와이프(화면을 밀어 이성을 고르는 행위)' 기능을 통해 데이트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전 세계에서
퇴직을 기념하며, 나 자신에게 조용한 선물을 하나 해주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제대로 된 자전거 한 대. 그동안은 생활자전거로 동네를 오가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지만, 며칠 전 담양 나들이에서 뜻밖의 체력 고갈로 진땀을 빼고 말았다. 그날의 힘겨움이 결국 결심이 되었다. ‘이왕이면 좋은 걸로, 앞으로 더 멀리, 더 오래 탈 수 있는 걸로.’이곳저곳 자전거 매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발품을 팔았다. 그러다 마침내 눈에 쏙 들어오는 자전거를 만났다. 최신 기능이 집약된 스페셜라이즈드. 안장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기어
차 안에서 롤링 스톤스의 'Satisfaction'이 흘러나왔다. 30대인 기자에게는 아버지 세대의 음악이지만, 키스 리처드의 기타 리프는 여전히 심장을 두드린다. 곡이 끝나면 어김없이 나무위키를 뒤적이고, 유튜브에서 라이브 영상을 찾는다. 키스 리처드가 무표정한 얼굴로 기타 치는 모습, 믹 재거가 팔꿈치를 휘젓는 춤사위까지. 노래 하나에서 시작해 위키백과를 거쳐 라이브 영상으로 이어지는 이 디지털 탐험 코스가 요즘 세대들이 새로운 아티스트에게 빠져드는 전형적인 여정이 아닐까 싶다. 또 애니멀스의 'The House of the R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기치를 내걸고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언했다. 이에 한국 특화형 AI, 즉 '소버린 AI(Sovereign AI)'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AI를 의미한다. 한국어로 된 데이터를 학습시키기 때문에 우리 고유의 문화·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AI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소버린 AI'를 조속히 구현해야 된다는 것이 AI 업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
퇴직동료 8명과 함께 패키지로 두바이 여행을 다녀왔다. 그간의 기쁨과 아쉬움을 달래는 자축(自祝)의 졸업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두바이공항까지 9시간 30분 동안 비행기를 탔다. 오랜 비행시간이었지만 영화 몇 편보고, 항공사 제공 기내식을 먹고, 졸다보면 견딜만하다. 공간이 좀 좁아서 늘 아쉬움이 남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면 비행기 밖으로 산야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그 위를 지나가는 느낌은 마치 내가 날개를 달고 있는 듯 신비롭다. 두바이는 비자가 필요 없고 입국심사만 간단히 받는다.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두바이를 찾도록 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한다. 씨앗은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뿌려졌다. 당시 구축했던 초고속 인터넷망이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도약시킨 셈이다. 특정 산업의 리더가 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소위 AI 강국들은 거대한 파도를 이용해 서핑을 즐기는 중이다. 몇 년 간의 한국 정부의 대응을 보면 파도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의 한국은 AI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한 번 꽂히면 앞뒤 따지지 않고 달려든다. 그의 스타트업 xAI가 내놓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에서 그의 '천착(穿鑿)' 기질을 엿볼 수 있다. 개발에 착수한 시점은 챗GPT, 제미나이보다 한참 늦었다. xAI는 지난해 성능 개선 및 신모델 개발에 매진했다. 늦은 만큼 더 부지런히 달린 셈이다. 그 결과 그록이 올해 메이저급 AI 모델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격에 속도가 붙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세계 최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AI
인공지능(AI) 애니메이션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전남 영암군 구전 설화인 '금마왕자'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월출산의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월출산은 작은 설악으로 불릴 정도의 '명산'이다. 한국의 3대 바위산으로 꼽히는 산이기도 하다. 금마왕자는 몰라도, 모두가 한 번쯤 들어본 '월출산' 낭자라는 제목이 사람들을 끌어 당긴다. 이 애니메이션은 영암군의 대표 캐릭터인 남생이, 무니, 산이의 대화로 시작한다. 캐릭터들은 변사(辯士)처럼 이야기의 감흥을 돋우고, 내용을 설명해준다. 줄거리는 이렇다. 9000년 전 금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일상과 업무를 바꾸는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핵심은 AI가 이용자의 데이터, 이력 등을 분석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속속 등장하는 AI 에이전트,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그동안 AI는 그저 똑똑한 검색 엔진, 대화형 챗봇에 불과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덕분에 AI 에이전트는 불과 몇 년 만에 '도구'가 아닌 '능동적인 동료'로 진화했다. 이제 사용자의 명령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스스로 할 일을 찾아 움직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아이콘(AICON) 광주'가 오는 10월 30일 개막한다. 광주광역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주관하는 이 국제 학술대회는 매년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4회째를 맞은 이 행사가 과연 광주를 넘어 국내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지, 광주시민의 AI 이해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행사에서도 미국, 독일 등 해외 유수 기업의 임원들이 연사로 나선다. 'AI의
미국 드라마 시리즈를 평소 즐겨보고, 매우 좋아한다. 스타트업 소재라면 꼭 챙겨보는 편이다. 해시태그(#) 네트워크 스닙팟(Snippod)을 이끌고 있는 필자가 그동안 시청했던 스타트업 소재 드라마 시리즈를 정리해봤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대표님들,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직원분들 혹은 회사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즐겁게 보실 만한 작품들을 소개해본다. 작품을 추리는데 '퍼플렉시티 AI'의 도움을 받았다. 인공지능(AI) 모델이 추천해준 작품의 대다수가 다행히(?) 필자가 인상 깊게 봤던 작품들이었다. 짧은 감상평과 별점도 남
인공지능(AI) 기술이 영화계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화제가 열리고 있고, 세계적 영화 감독이 AI 기업으로 합류하고 있다. 이제는 영화 산업에서도 AI는 큰 물결이라고 본다. AI 영화혁명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 개념부터 설명하자면 인공지능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화를 말한다. 기존 영화와 차이점은 차이점은 시나리오 작성, 영상 생성, 음향 제작 등 영화 제작의 주요 과정에 AI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실제 촬영이나 배우 연기가 거의 또는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인하대에서 여학생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유포한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이 발생했다. 얼굴만 합성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까지 도용됐다. 성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를 피해자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만들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공유된 대화방의 참가자는 1200명에 이르고, 피해자의 상당수는 인하대생으로 밝혀졌다. 대학가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딥페이크 집단 성범죄가 독버섯 번지듯 퍼져 나가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동급생들이나 여교사 얼굴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유포하는 일을 대
지난주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는 IT 업계, 특히 디지털 콘텐츠 산업계에도 큰 의미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시작된 웹툰이라는 디지털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콘텐츠의 성공을 넘어, 웹툰 제작과 유통을 위한 기술적 혁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둘째, 이번 상장으로 인해 웹툰 관련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웹툰 제작을 위한 디지털 드로잉 도구, 웹툰 최적화 뷰어 기술, 콘텐츠 추천 알고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는 최근 '세이프 수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SSI)'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필자는 항상 일리야 수츠케버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왔다.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많았다. 오픈AI를 떠나, 새롭게 시작하는 그를 조명해 보고, 다가올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일반인공지능)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딥러닝의 선구자 '일리야 수츠케버', 그는 어떤 인물인가지난해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
며칠 전 산업·테크 분야를 취재하는 후배 기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기사 계획을 보고했다. '광주 인공지능(AI)' 분야 인재와 관련된 발제였다. 몇 건의 제보를 받았단다. 그러면서 늘어나는 초급 개발자와 AI 스타트업 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기사화하고 싶다고 했다. 기자는 후배 기자에게 물었다. 왜 이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싶은지. 후배 기자는 "대표님, '코딩학원 낭인'이라고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었다. 가슴이 아려오는 느낌이었다. 후배 기자가 이야기한 '코딩학원 낭인(浪人)'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부푼 꿈을 안고 코딩학원을 6개월
'서점가'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AI 관련 서적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책의 주제도 다양하다. 미래의 동향을 전망하거나, AI 도구 활용법을 안내하는 등 광범위한 내용이 다양한 책을 통해 다뤄지고 있다. 전공자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IT 분야 도서가 챗GPT 등장을 기점으로 판매 흐름이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대다수의 AI 도서들이 대중서(大衆書)가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까지도 자기계발서나 소설, 에세이 등이 서점가에서 굳건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점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서점가에서
학벌이, 좋은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서울 바깥의 4년제 대학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들 대학도 동일한 4년제이니 충분한 기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주변 분위기다. 어쩌면 부트캠프보다 더 나쁜 선택일 수도 있다. 등록금은 등록금대로 지불하면서도 실력에 대한 위기감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이를 단순히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대학이므로 일반적인 교육 환경은 부트캠프보다 훨씬 나은 경우가 많다. 지방 학교라 하더라도 교수직의 수요는 적고, 공급은 많다. 교수님들은 일반적으로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