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의 등장 시기가 날로 당겨지고 있다. AGI는 인간을 넘어서는 지능을 가진 자율적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AGI의 상용화까지 20년에서 5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소라 등 AI 기술을 보고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AI 반도체 '최강자'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최근 5년 내에 AGI가 출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업계의 독보적인 속도에 놀랍다는 반응과 더불어 AI의 습격이 코앞에 닥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AI의 발전으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최상의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최악의 경우 AI 때문에 영국에서만 일자리 800만개가 소멸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바다 건너 먼 대륙에서 발표된 보고서지만 남 일 같지 않다.
최상의 시나리오도 발표했다. 일자리 감소 없이 연간 500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과 최대 30%의 임금 인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민간 싱크탱크인 IPPR 보고서의 핵심은 정부 정책, 전략이다. AGI 출현을 앞두고 정부 정책이 일자리 감소 또는 경제 성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IPPR은 주장했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결국 정책이 미래의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뜻이다.
2024년 한국은 이런 맥락에서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한 '글로벌 AI 리더'가 필요하다. 지난해 미국 상원에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총수들이 AI 법제화를 위해 총출동한 것처럼, 정책 입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더가 요구된다. 철저히 인간 중심의 사고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리더여야만 한다. AI로 더 나은 미래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혁신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며칠 전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AIX School)이 9월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AIX School은 GIST의 축적된 AI 인프라 및 교육·연구역량을 토대로 AI와 관련된 경제·사회적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교육과 연구를 제공해 국내·외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른 AI 관련 대학원과 차별점은 AIX School의 인재상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Human-Centric), 윤리적 판단력(Ethical AI), 문제해결능력(Problem-Solving), 혁신적인 리더십(Leadership)의 영문 첫 글자를 따 'H.E.L.P 인재'라고 AIX School은 명명했다. 인간 중심의 AI 정책·전략·윤리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잘 녹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 AI 세계화'의 물꼬를 튼 김준하 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과 '광주 AI 산업'의 밑그림을 그렸던 공득조 GIST 교수가 AIX School을 이끄는 것도 눈길을 끈다.
광주를 넘어 한국은 글로벌 공룡들과 큰 경쟁을 벌여야 한다. 동시에 세계와 함께 AI 윤리 문제, AI 일자리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새롭게 문을 여는 AIX School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AI와 관련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류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진정한 'AI 혁신 리더'를 양성하길 응원한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대표·발행인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