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우 교수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 가능성 높여”…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재료 고유 저주파 진동 억제해 발광 효율 높이는 새로운 메커니즘 제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앤드류 M. 라페(Andrew. M. Rappe) 교수 공동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의 격자를 강화해 재료 고유의 저주파 진동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입자 발광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큐브 모양의 나노결정이자 유기 양이온, 금속 양이온, 그리고 할로겐 원소로 구성된 반도체다.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색 순도가 우수할 뿐 아니라 색 조절이 용이하고, 재료 자체의 비용도 저렴해 유망한 차세대 발광체로써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2014년 이전에는 태양전지의 재료로만 쓰일 정도로 상온에서는 발광이 어려운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페로브스카이트의 발광체로써의 가능성에 일찍 주목한 이태우 교수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발광소재의 원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또한 2014년에는 0.1%에 불과했던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소자의 효율을 다음 해 8.53%에 달하는 인광 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수준으로 향상시킨 최초의 성과를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해당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들이 페로브스카이트의 고효율화에 대한 집중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앤드류 M. 라페 교수 및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의 오메르 야페(Omer Yaffe)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착수한 이태우 교수팀은 공액분자 멀티포드(Conjugated molecular multipods, CMM)를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에 첨가하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및 발광 소자의 발광 효율이 향상되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CMM이 페로브스카이트 격자 표면과 결합하면 격자가 강화돼 저주파 진동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역동 장애가 감소하면서 페로브스카이트의 발광 효율이 높아지는 원리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이 메커니즘을 활용해 외부 양자 효율이 26.1%인 발광 소자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소자의 최고 효율에 준하는 수준이며, 소자의 광추출 효율이 아닌 재료 자체의 근본적 발광 효율을 향상시켜 얻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태우 교수팀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소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로써 높은 잠재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초고선명(Ultra-high-definition) 디스플레이의 색 표준인 Rec. 2020에서 녹색 영역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디스플레이의 색을 구현하는 고색순도 및 고효율의 녹색 발광체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Rec. 2020의 녹색 원색 기준을 만족하는 발광 파장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의 근본적인 한계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소자를 개발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앤드류 M. 라페 교수도 “앞으로도 화학, 물리학, 역학, 그리고 광학의 힘을 결합해 더 밝고 에너지 효율적인 차세대 발광체 재료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