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하며 리걸테크(Legal Tech·법률 정보 기술)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은 2027년 500억달러(약 66조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기준 미국 내 로펌의 35%가 업무에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의 리걸테크 스타트업인 '수피오(Supio)'가 27일(현지시간) 자사 뉴스룸을 통해 2500만 달러(약 33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수피오는 현재까지 3300만 달러(약 439억원)의 자금을 모금했다. 변호사의 업무를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수피오는 어떤 기업일까.
지난 2021년 설립된 수피오는 오랜 친구 사이인 제리 저우(Jerry Zhou) 최고경영자(CEO)와 카일 램(Kyle Lam)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이들은 창업 직전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엔지니어로 함께 근무했다.
제리 저우 CEO는 "램과 저는 수백명의 변호사를 만난 뒤, 신체 상해 관련 소송 및 다수의 원고가 제기하는 소송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했다. 수피오가 개발한 AI 법률 비서는 복잡한 기록을 분석하고, 증언을 요약하고, 증인 증언이나 전문가 보고서를 심층적으로 조사한다.
쉽게 말해 재판을 준비하는 로펌에 특화된 AI 소프트웨어다. 특히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정리하고, 변호사가 챗봇을 사용해 관련 정보를 가져오도록 설계됐다. 로펌이 소송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이다.
수피오의 법률 비서는 특정 데이터 셋으로 훈련된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인간보다 더 나은 정확도로 데이터를 구조화한다는 설명이다. 제리 저우 CEO는 "대부분의 변호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짧은 시간 내에 검토해야 한다"라며 "변호사가 사건의 중요한 정보를 식별하는 데 AI가 도움을 준다"라고 밝혔다.
최근 한 로펌이 의료 회사와의 소송에서 수피오의 비서를 활용해 승소를 거뒀다고 전해졌다. 로펌 관계자는 "4만 페이지가 넘는 의료 기록을 검토해야 했으나 수피오의 비서 덕분에 중요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고질적인 문제인 환각 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수피오의 주장이다. 수피오는 로펌으로부터 구독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수피오는 지난해 대형 및 중형 로펌이 진행하는 30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수피오 관계자는 "AI는 이제 어디에나 있지만 진정한 AI 기업은 드물다"라며 "공동 창업자들은 처음부터 플랫폼에 LLM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이는 모든 측면에서 드러난다. 로펌의 경쟁 환경을 평준화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조형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