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세포에서 방출된 신호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뉴럴링크가 선보인 칩보다 더 작은 초소형 칩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연구진은 26일(현지 시각) 뇌 신호를 해석해 글로 옮기는 BMI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발표됐다.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신체가 불편하거나 마비를 겪고 있는 환자가 컴퓨터나 기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뇌가 몸에 보내는 신호를 해석해 기계에 전송하고, 이에 맞게 작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 전력 소모가 크고, 그간 실제 적용되기 어려웠다.
이에 스위스 연구진은 전력 소모가 적고, 정확도가 높은 마이크로 뇌-기계 인터페이스(MiBMI)를 개발했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보다 훨씬 더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MiBMI 칩은 면적이 8㎟에 불과하다. 단 두 개의 작은 칩으로 구성돼 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완전 통합 시스템으로 개발돼, 외부 컴퓨터가 필요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칩에서 보낸 신호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뉴럴링크의 기술과 다른 방식으로 구동된다.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연구진은 "MiBMI를 사용하면 복잡한 신경 활동을 높은 정확도로 처리해, 글로 변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글자를 쓰는 것을 상상할 때 형성되는 뇌 신호를 읽고, 이를 감지해 생각한 문자를 출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뉴럴링크와 같이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문자 31개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으며 정확도는 91%에 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들은 칩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각 글자를 쓰는 것을 상상할 때 작동하는 일련의 구체적인 신경 마커를 발견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마커를 독특한 신경 코드 또는 DNC라고 명명했다. DNC는 각 글자에 대한 일종의 속기가 돼 MiBMI 칩셋이 마커 자체만 처리하면 된다는 뜻이다.
각 글자를 상상하는 데 일반적으로 수천 바이트의 신경 데이터가 필요한 반면 DNC는 약 100바이트만 필요로 한다. 연구진은 DNC 시스템이 칩을 장착한 사람의 훈련 시간도 단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더 많은 문자와 복잡한 신호를 처리하기 위해 각종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연구를 이끈 마샤 쇼아랑(Mahsa Shoaran) 로잔 연방공대 교수는 “다른 연구 그룹과 협력해 다양한 맥락에서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맞게 질환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더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