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셀키', 컬렉션에 생성형 AI 활용
AI 생성 이미지 사용에 SNS상에서 비판 쇄도

(사진=셀키)
(사진=셀키)

하늘하늘 풍성한 퍼프 소매와 알록달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색상의 옷들이 마치 공주님 드레스를 연상시킨다. 미국 LA 기반 브랜드인 '셀키(Selkie)'는 한국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여러 해외 인플루언서·모델들이 입을 만큼 핫하다. 그런데 최근 셀키가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매셔블(Mashable)과 테크크런치(TechCrunch) 등 외신은 패션 의류 브랜드 '셀키'가 새로운 컬렉션에 AI 기술을 사용해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셀키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윤리적인 제조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셀키가 기계적인 AI 생성 예술로 눈을 돌리자 팬들의 원성을 산 것이다. 하지만 셀키 창업자는 생성형 AI가 예술가들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주 셀키는 2024년 발렌타인 데이 컬렉션('Home Is Where the Heart Is')을 공개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컬렉션 가운데 몇 가지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는 장미로 둘러싸인 강아지들과 복슬복슬한 고양이 등 동물 이미지가 드레스 패턴과 스웨터에 등장했다. 이를 본 팬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심지어 예리한 매의 눈으로 이미지 속 강아지의 발가락이 기형적으로 많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사진=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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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이에 셀키 측은 설립자인 킴벌리 고든(Kimberley Gordon)이 새로운 컬렉션 디자인에서 '생성형 AI'와 컴퓨터 페인팅, 빈티지 아트를 이용해 해당 이미지들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든은 AI 활용을 둘러싼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AI를 활용한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셀키는 고든이 수년간 셀키 디자인에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온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또 이미 다른 브랜드들도 여러 방식으로 AI를 접목하는 걸 지켜보면서 이 새로운 수단을 배울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컬렉션을 계기로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앞으로의 AI 활용 가능성을 보겠다는 설명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고든은 비판적인 여론을 듣고 향후 셀키 컬렉션에는 AI 생성 이미지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다만 자신의 개인적 예술 활동에서는 계속 실험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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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셀키의 인스타그램 댓글에는 AI 기술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실망한 팬들의 비난이 계속 이어졌다. 어떤 이는 AI를 사용하는 선택이 아티스트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이처럼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에서 컬렉션의 그래픽 디자인을 위해 사람 예술가가 아닌 윤리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AI의 도움을 받았다는 데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후 셀키는 발렌타인 데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대한 댓글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비롯한 엑스(X·옛 트위터)와 틱톡 등에서도 셀키의 AI 사용에 대한 비판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컬렉션으로 셀키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