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시아 대기질 공동조사' 미디어데이 열려
국내 과학 유튜버 대표로 '지식인미나니' 초청돼

'하늘의 연구실'로 불리는 DC-8. (사진=지식인미나니)
'하늘의 연구실'로 불리는 DC-8. (사진=지식인미나니)

지난달 16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협력 아시아 대기질 공동조사(ASIA-AQ) 미디어데이 현장. 필자는 국내 과학 유튜버 대표로 대기질 측정 장비가 설치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용 DC-8 항공기를 탑승했다. 이른바 '하늘의 연구실'로 불리는 DC-8은 1986년 나사에 도입됐다. 

이후 전 세계 대기 정보를 수집하는 데 활용됐고, 한국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방문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으로, DC-8은 ASIA-AQ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아마 한국 방문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멀리서 본 DC-8은 일반 항공기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가까이서 본 DC-8은 일반 항공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항공기 꼬리 날개에는 나사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센서가 달려 있는 항공기 외부. (사진=지식인미나니)
센서가 달려 있는 항공기 외부. (사진=지식인미나니)

창문에는 각종 센서가 탑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는 라이다 센서도 기체 하부에 달려 있었다. 대기를 관측하고 세계 대기질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NASA 항공기에 한국 장비들이 마련돼 있었다. 공동 연구를 위해 총 6대의 한국 장비가 탑재돼 있다고 한다. 

한국 장비의 경우 국내 순수 기술로 제작됐다. 해당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원인이 되는 오염 물질을 측정하는 장비라고 이야기했다. 내부에는 대기질 조사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대기 중이었고, 수많은 장비와 버튼 등이 인상적이었다. 

비행기 내부 모든 과학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컨트롤 타워도 이곳에 위치해 있었다. 일반 항공기와 비교해 연식이 오래된 DC-8을 활용해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에게 물었다. 나사 관계자는 "나사의 예산은 정부 예산의 1% 수준이다. 나사의 예산이 많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 내 10개 정도의 자체 센터를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할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DC-8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나사 관계자는 "이 비행기는 상당히 안전하다. 모든 민간 항공기들보다 더 많은 점검과 요구사항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대기질 조사 수행에 있어 드론이 아닌 대형 비행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모든 측정 장비를 실어서 동시에 한 번에 측정해야 제대로 된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행 시 발생하는 매연이 대기질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비행기에서 나오는 것은 샘플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날아가면서 뒤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예컨대 비행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장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일종의 '캔'이 보관돼 있었는데, 이는 바깥의 공기를 채운 공기 샘플로, 연구소로 보내진다고 한다. 분석이 끝나고 나면 다시 진공으로 만들어져 다시 기기에 장착하고 수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쉽게 말해 비행기가 상공을 날아다니는 동안 공기가 수집되는 방식이다. 

기내 한편에는 초미세먼지 등을 연구하는 KAMS라는 팀의 장비도 갖춰져 있었다. KAMS팀 연구진은 "초미세먼지에 있는 화학적 성분을 측정한다. 질량 농도뿐만 아니라 화학적 성분까지 측정을 해야 초미세먼지 기원, 적절한 저감 물질 선택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중국과 미세먼지 발생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KAMS팀 연구진은 "우리나라 위도 자체가 36도에서 38도 사이에 있기 때문에 편서풍이 많이 불긴 하는데, 항상 편서풍만 부는 건 아니다. 편서풍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농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고 동풍에 의해 씻겨 나갈 때는 농도가 낮기도 하다. 그러니까 항상 중국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장비와 연결된 '공기 관'도 인상적이었다. 이 관은 에어컨 바람으로 장비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번 대기질 조사는 한국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함께 측정하는데, 현재 동남아 지역은 현재 건기이기 때문에 매우 덥기 때문에 비행기가 지표 가까이 날게 되면 비행기가 매우 더워지게 된다. 많은 장비들을 에어컨 바람으로 식혀주고 있다. 

한편 이번 '아시아 대기질 공동 조사'는 오는 이달까지 진행된다. 공동 조사에는 국립환경과학원과 NASA를 비롯 국립기상과학원과 고려대·연세대·한국외대·프린스턴대 등 국내외 40여 개 기관과 5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다. 조사 대상지역은 국내뿐만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포함된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