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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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가 새로운 로봇을 공개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피규어 01'이다. 피규어 AI가 공개한 영상에서 질문자가 로봇에게 "먹을 것 좀 달라"고 명령하자 로봇은 먹을 수 있는 물건을 생각해낸 뒤 사과를 건넸다. 

사과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로봇이 직접 생각하고 판단한 셈이다. 피규어AI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렛 애드콕은 소셜미디어 X에 “오픈AI는 시각적 추론 및 언어 이해를 제공하고 피규어의 신경망은 민첩한 로봇의 동작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로봇의 기술력에 국내 IT, AI 업계도 발칵 뒤집혔다. 통제가 필요하다, 기술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해외 반응은 어떨까. 미국 최대 소셜미디어 레딧에서는 '놀랍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너무 느리게 응답한다', '움직임이 늦다'라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그게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손 조작이 사람과 같다', '20년 내 우리는 아기 로봇과 같은 세상에 살 것 같다' 라는 등의 반응이 다수이다. 또 '챗GPT가 로봇의 움직임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는 댓글도 볼 수 있었다. 

영상이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 국무부의 의뢰로 작성된 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AI가 인류에 '멸종급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인간과 같은 로봇이 공개된 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된 보고서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타임지는 '현재 최첨단 AI 개발은 국가 안보에 시급하고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SNS 레딧 이용자들의 반응. (사진=레딧 캡처)
SNS 레딧 이용자들의 반응. (사진=레딧 캡처)
SNS 레딧 이용자들의 반응. (사진=레딧 캡처)

CNN은 가장 발전된 AI 시스템이 잠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도록 무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전문가들은 올해 AI로 인한 사고(AI incident)가 전 세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4%에서 최대 20%까지로 추정했다. 새로운 로봇의 등장을 반기면서도 AI의 위협이 다가왔음을 짐작케 한다. 

필자는 인공지능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기술 개발을 중지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 유튜버로 활동하는 필자조차도 현재 출시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과 아이디어 실현에 도움을 받고 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기술 개발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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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하루빨리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되기를 기대하는 한 사람이기도 하다. 얼마나 가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예컨대 연구자들이 실험을 준비하며 이행해야 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 줄 수 있다. 실험 설계와 데이터 분석에만 시간을 쓰면 된다. 연구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우주 탐사나 해저 탐사에도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라지는 것이 있다면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도 있다. 우리는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과 공존할 수 있는 미래 모습을 그려보길 바란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