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의 현장 취재기
국내 대표 과학 유튜버·커뮤니케이터 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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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혹은 도로에서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는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야간 교통표지판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떻게 밤에도 뚜렷하게 보일 수 있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기술을 포함, 생활 속 많은 제품들의 대다수가 오늘 필자가 소개할 기업의 제품일 것이다. 

과학현장을 직접 취재하는 한국쓰리엠주식회사 기술연구소를 찾았다. 3M은 미네소타(Minnesota), 마이닝(Mining), 매뉴팩처링 컴퍼니(Manufacturing Company)의 앞 글자를 딴 이름이다. 3M은 사포를 만들기 위해 원자재인 연마성을 캐내는 광산업으로 시작된 회사다. 그러다 현재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들을 생산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한국쓰리엠주식회사 전경. (사진=지식인미나니)
한국쓰리엠주식회사 전경. (사진=지식인미나니)

한국쓰리엠주식회사 기술연구소에서는 여러 영역에 걸친 혁신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현장을 찾은 필자는 건설이나 제조업 종사자를 위해 개발된 제품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쓰리엠주식회사 연마재사업부에서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김준희 수석연구원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쓰리엠은 광산업을 주도했었기 때문에 현재도 연마석, 연마재, 절단석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3M이 출시한 절단석인 '큐비트론3(Cubitron)'도 살펴볼 수 있었다. 큐비트론3은 3M만의 독자기술인 PSG미네랄의 날카로운 정밀 입자로 되어 있어 작업 효율을 한층 높여준다고 한다. 우수한 절단속도와 긴 수명을 자랑한다. 특히 정밀한 형태의 세라믹 삼각입자를 재설계했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신형 절단석인 큐비트론3(왼쪽)과 구형 절단석. (사진=지식인미나니)
신형 절단석인 큐비트론3(왼쪽)과 구형 절단석.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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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과 신형의 성능 차이를 확인해 보기 위해 필자가 직접 실험에 참여했다. 구형 절단석으로 쇠를 갈았을 때 탄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최신 절단석인 '큐비트론3'으로 쇠를 갈았을 때는 그을림이 거의 남지 않았다. 이는 절단하는 소재들에 손상을 적게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3M 하면 떠오르는 건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일 것이다. 포스트잇의 접착력과 관련된 기술 설명도 들었다. 

훌륭한 접착력을 기반으로 어디에든 뗐다 붙였다 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접착제는 단순히 풀처럼 붙는 것은 아니다. 3M의 제품들은 풀과는 다른 접착력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사용할 때에는 탄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포스트잇의 접착면을 확대해 보면 동글동글한 알갱이가 다수 분포되어 있다. 

이 알갱이들이 마이크로스피어라는 접착제다. 원형 형태로 있다가 벽면이나 노트에 부착하면 찹쌀과 같이 늘어나는 형태를 띤다. 그러다 다시 포스트잇을 떼면 동글동글한 알갱이 형태로 돌아온다. 수직으로 떼면 잘 떨어지지만, 수평으로 당기듯이 떼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더불어 3M이 개발한 VHB 접착제도 매우 흥미로웠다. 

(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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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하나 없이 VHB 접착제만으로 철판과 나무를 조립한 킥보드도 타봤다. 접착제만으로 조립됐는데도 킥보드는 매우 튼튼해 보였다. 킥보드를 넘어 다른 제품을 조립할 때 VHB 접착제가 사용된다면 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VHB 접착제를 활용하면 튀어나오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우리가 평소 궁금해했던 도로 표지판에도 3M의 기술력이 접목된다. 표지판의 경우 밤이 되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헤드라이트에 반사가 잘 되도록 제작됐다. 표지판에 접목된 3M의 반사 구조물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봤다. 이를 재귀반사체 미세구조, 또는 '마이크로프리즘'이라고 부른다. 빛을 그저 거울처럼 반사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사진=지식인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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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사방으로 반사시키는 게 아니라 빛을 쏘는 자동차의 방향으로 반사해 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표시판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3M은 선도적인 윈도우 틴팅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보통 필름은 햇빛과 열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필름과 필름 사이에 금속 성분을 탑재해 태양열을 막는데, 3M에서는 금속 성분을 넣지 않는다. 약 200겹의 필름을 겹쳐서 제작하기 때문에 같은 두께인데도 열 차단 효율이 더욱 뛰어나다. 

금속 성분이 없기에 하이패스 신호 간섭 등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3M의 기술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방향을 바꾸어, 눈부심을 방지하고 실내는 더욱 밝게 해주는 '자연채광 필름'도 눈길을 끌었다. 기술 특허만 해도 약 12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직접 현장에서 본 한국쓰리엠주식회사는 인류와 환경을 위해 과학 연구를 지속해 나가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