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항공 관련 기업들이 속속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기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사례를 살펴본다.
기내에서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길래?
항공사들이 AI를 도입하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항공 지속 가능성 포럼의 창립자인 매트 크레인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연간 약 1100만 톤에 달한다. 이 중에서 500~600만 톤의 쓰레기는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식품, 음료가 버려지며 발생된다.
항공사들이 AI를 도입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것은 비단 환경 문제에 국한된 의사결정이 아니다. 기내 폐기물은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연간 폐기물 처리 비용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항공사들은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처지다.
AI가 기내식 잔반 분석한다…승객들이 자주 남기는 재료 교체
매년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꼽히는 에어뉴질랜드는 기내식 잔반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한 항공사 중 하나다. 에어뉴질랜드는 케이터링 파트너인 'LSG'와 함께 로스앤젤레스-홍콩 노선을 대상으로 AI 기술을 시범 도입했다. 기내식 잔반을 사진으로 촬영, AI가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실험은 진행됐다.
에어뉴질랜드 최고 디지털 책임자인 니힐 라비샨카르(Nikhil Ravishankar)는 "AI는 특정 재료가 음식이 접시에 종종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항공사는 재료를 곧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AI가 내놓은 분석을 기반으로 더욱 선호하는 재료로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에어뉴질랜드 측은 노선 전반에 걸쳐 AI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의 항공기업인 '에어버스'는 2년 전 AI 기반 푸드 스캐너를 발표한 바 있다. 에어버스는 푸드 스캐너로 기내식 잔반 이미지를 분석하고, 항공사들에게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터링 회사 'LSG'도 비행 후 컨베이어 벨트를 통과하는 기내식 잔반을 스캔하고 클라우드 기반 AI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AI가 승객 수 예측해 기내식 분량 조절했더니…쓰레기양 63% 감소
KLM 네덜란드 항공도 음식물 쓰레기를 감소시키기 위해 AI 모델 ‘트레이스(TRAYS)’를 도입했다. 트레이스는 네덜란드 AI 개발 기업 킥스타트AI가 구축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항공편의 클래스별 승객수를 AI가 예측해 기내식 제공 시스템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트레이스는 출발 17일 전부터 이륙 20분 전까지 승객수를 지속 분석하고 예측한다. 이를 통해 높은 정확도로 승객 수를 도출하고, 기내식이 과도하게 기내에 공급되는 것을 방지한다. KLM 측은 3개월간 트레이스를 이용한 결과 기존 예약 승객수에 맞춰 기내식을 준비하던 것과 비교해 음식물 쓰레기양이 63% 감소했다고 밝혔다.
마르얀 린텔 KLM 네덜란드항공 대표는 "AI 기술은 항공 운항 향상, 지속 가능한 비행 환경 조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트레이스 도입은 매년 낭비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수만 배 줄일 수 있는 좋은 예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이면 비행기 승객 수가 10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AI포스트(AIPOST) 조형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