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기업 '머티리얼즈 넥서스', AI 활용해 새로운 소재 발굴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나 풍력 터빈에 쓰이는 필수재다.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는 희토류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일반 자석보다 자력이 강하고 사용 기간도 길다. 현재 생산되는 전기차 구동 모터 80% 이상에 희토류 영구자석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8%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서면 전 세계 전기차 업계가 비상이 걸리는 셈이다. 한국도 전기차 영구자석용 희토류의 중국 수입 의존도도 매우 높다. 2021년 기준 86%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계 각국이 희토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로 희토류 없이 영구자석을 만들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영국의 소재 설계 기업인 '머티리얼즈 넥서스(Materials Nexus)'는 희토류 없이 만든 영구자석인 마그넥스(MagNex)를 개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그넥스는 머티리얼즈 넥서스의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고 한다. 희토류가 없는 자성 재료를 발굴하고, 식별하고, 개발하는 데 AI가 투입됐다. 과거 수십 년이 걸렸던 발굴 및 검증 작업이 AI의 도움으로 며칠, 몇 주로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AI는 희토류가 없는 자성 물질을 발굴했고, 새로운 소재 조합을 찾아냈다.
AI는 그 과정에서 비용, 공급망 보안, 성능 및 환경 영향과 같은 변수들도 고려했다. 머티리얼즈 넥서스는 마그넥스 개발에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셰필드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실험적으로 검증을 마쳤다고 한다. 마그넥스는 희토류 기반 자석보다 더욱 저렴하고, 성능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아인 토드(Iain Todd) 셰필드 대학 교수는 "머티리얼즈 넥서스와의 첫 번째 협업으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아 기쁘다"라며 "재료 발견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머티리얼즈 넥서스의 접근 방식, 세계적 수준의 시설 등이 결합돼 새로운 자성 재료가 놀라운 속도로 개발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조나단 빈(Jonathan Bean) 머티리얼즈 넥서스의 최고경영자(CEO)는 "AI 기반 소재 설계는 자석뿐만 아니라 재료 과학 전체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점점 더 시급해지는 공급망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 우리의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분쟁이 생길 때마다 중국이 희토류를 경제 보복 카드로 들고 나오는 가운데 마그넥스와 같은 새로운 소재들이 속속 등장해야 '중국의 희토류 횡포'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희토류 없는 영구자석 개발이 친환경 에너지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미래성장 동력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AI포스트(AIPOST) 조형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