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선에 AI 기술 등장
후보들, AI 활용 포스터·영상 제작
선전·공격용 목적 콘텐츠 논란도
전례 없는 물가 폭등 속에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 투표에 나선 후보인 집권 좌파 ‘조국을 위한 연합’ 소속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과 극우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가 지지 호소를 위해 'AI 전쟁'을 벌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위해 경쟁하는 마사 후보와 밀레이 후보가 자신들을 홍보하고,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인공지능 이미지, 영상 등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 뿌려진 마사 후보의 포스터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터 속 마사 후보는 군인들의 메달을 가슴에 달고 파란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흡사 마사 후보가 수 천 명에 달하는 국민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모습이다. 해당 포스터를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프 클루시스(Gustav Klutsis)의 소련 정치 선전 포스터, 지도자 미사가 굳건히 서 있는 모습", "통합과 힘의 상징들이 환경을 가득 채운다", "그 이미지는 권위와 투지를 내뿜는다" 해당 포스터 제작을 위해 사용된 프롬프트이다.
마사 후보와 경쟁 중인 밀레이 후보도 생성형 AI 사진을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상대인 마사 후보를 중국 공산주의자로 묘사하는 사진을 유포했다. 해당 이미지는 현재까지 3천만회 이상 조회됐다. 유력한 두 후보가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AI 시험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AI가 정치에 이용된다는 것은 기술의 보급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민주적인 선거에 AI 기술이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놓고 소셜미디어의 초창기 모습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도구로서의 역할과 예측하지 못한 위협 등 특징을 가진 기술이라는 것.
마사 후보 측은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AI 시스템을 만들었다. AI를 활용해 각종 실험적인 콘텐츠를 내놓고 있는데, 이는 마사 후보를 강인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인식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더불어 마사 후보 측은 AI 시스템을 활용해 상대 후보를 두려움이나 불안정함과 관련된 영상에 출연시켜, 대중들에게 이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하고 있다.
심지어 마사 후보 측은 '딥페이크' 영상까지 제작했다. 그동안 AI 콘텐츠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AI 기술이 유권자들을 속이고 혼란스럽게 할 수 있고, 무엇이 진짜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셜 네트워크에 의해 급속히 확산될 경우 잘못된 정보가 일파만파 퍼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아르헨티나에서 공유된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는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라벨이 붙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권자들조차 속일 것 같지는 않다는 반응이 다수다. 이른바 'AI 전쟁'이 된 아르헨티나 대선이 향후 세계 선거 문화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