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서 퍼지고 있는 'AI 예수' 영상 눈길
영상 공유하면 '은총'이, 그렇지 않으면 '지옥'
종교적 믿음이 돈벌이로 이용될 우려·비판도
"당신이 하나님을 믿는다면 이 영상을 친구들과 가족에게 보내세요. 몇 시간 안에 당신은 큰 축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나는 믿습니다'라고 쓰세요. 이를 거부할 시 예수 그리스도가 한 말을 기억하세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태복음 10장 33절).'"
최근 인공지능(AI) 예수가 글로벌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틱톡(TikTok)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무시무시한 설교 영상이 화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틱톡에서 마치 '행운의 편지'처럼 퍼지고 있는 AI 예수 영상에 대해 다뤘다. 푸른 눈에 긴 갈색 머리와 수염을 기른 훤칠한 모습, AI로 생성된 예수 그리스도다. 그런데 약 1분 분량의 짧은 인기 영상 속에서 그가 전하는 메시지가 살벌하다. 믿음을 갖고 영상을 퍼뜨리면 축복이 따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천벌이 내릴 것을 암시한다.
영상에 등장한 AI 예수는 시청자의 클릭과 공유를 유도한다.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행운을 약속하면서 영상을 스킵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영상을 본 수많은 사람이 행운을 기대하면서 '믿습니다(I believe)'라는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이들 가운데 독실한 팔로워들은 '당신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하나님이 나를 보내셨다'라든지 '하나님은 당신의 기도를 들으셨고 바로 이 순간 당신을 대신해 행동하고 계신다'는 등 대담한 말들을 쏟아내는 AI 예수를 칭송했다.
일각에서는 AI 예수 영상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가짜 예언자(선지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이념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오와 대학의 브랜던 딘(Brandon Dean) 종교학 교수는 해당 틱톡 계정이 종교적 동기보다는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기 있는 영상 제작자의 경우 틱톡 크리에이터 펀드를 통해 조회수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Influencer Marketing Hub)에 따르면 조회수 1,000회당 약 2~4센트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딘 교수는 틱톡 영상 조회수에서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릴스와 같은 다른 사이트에서 추가로 수익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AI 예수를 내세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데일리 빌리버(Daily Believer)'라는 해당 틱톡 계정의 팔로워는 현재 약 81만3천 명으로 백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올라온 70개 영상에는 9백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다. 틱톡 프로필 상단에 고정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의 경우 2,22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