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맨드시스템, 로켓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 개발
천문학적 비용 수반되는 우주산업의 비약적 성장 기대돼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언맨드시스템의 정성훈 대표(좌측), 김신형 이사(우측)이 로켓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를 개발했다.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의 정성훈 대표(좌측), 김신형 이사(우측)이 로켓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를 개발했다. (사진=나호정 기자)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시장의 규모가 날로 성장하고 있다.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주 산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발사 비용 때문에 민간 기업들이 우주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로켓 발사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이 속속 진행됐다. 

발사체를 재사용하면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비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사용 로켓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세운 '스페이스X'이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9'의 발사 비용은 6700만달러(약 864억원)로, 경쟁사의 3분의 1수준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기술의 핵심은 로켓 수직 이착륙 발사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한 번 쏘아올린 로켓은 우주공간에 버려지는데, 수직 이착륙 발사 방식이 도입되면 1단 발사체를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 로켓 기술력이 향후 우주 산업 발전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 기관들도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스타트업 '언맨드시스템(대표 정성훈)'이 로켓 수직 이착륙 방식을 시험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화제다.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연구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언맨드시스템의 로켓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 전경.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의 로켓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 전경. (사진=나호정 기자)
기존 시험장치들과 달리 시험장치 내부에 로봇팔을 장착, 로켓을 6축으로 움직여 실제 착륙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나호정 기자)
기존 시험장치들과 달리 시험장치 내부에 로봇팔을 장착, 로켓을 6축으로 움직여 실제 착륙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나호정 기자)

로켓의 수직 이착륙 기술은 역추진시 발생하는 배기 플룸에 의해 영향을 받는 등 이륙 및 정상 비행할 때와 상당히 다른 공기역학적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수직 이착륙을 위한 제어기 개발 등 풍동 및 시뮬레이션 연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로켓의 수직 이착륙을 통해 발사 및 역추진을 통한 착륙 상황을 모사할 수 있으면서 중력 방향 및 역방향으로 고속의 공기 유동을 만들어 자세제어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단순히 로켓 주위에 발생하는 유동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의 경우, 높은 레이놀즈 수에서 중력이 유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수직 풍동 시험 장치는 수평 풍동 시험 장치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특장점이 없다는 게 언맨드시스템의 의견이다. 언맨드시스템은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하여, 자체적으로 로켓 추진 수직 이착륙 방식 시험 장치를 개발했다. 내부에 제어 가능한 로봇팔이 장착돼, 시험 대상 로켓을 6축으로 움직여 실제 착륙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당사에 따르면, 이 수직풍동장치의 최대 풍속은 12m/s다.

김신형 언맨드시스템 이사가 이번에 개발한 시험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호정 기자)
김신형 언맨드시스템 이사가 이번에 개발한 시험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의 로켓 하단 장치 실내테스트 모습.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의 로켓 하단 장치 실내테스트 모습.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의 기술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 직접 개발에 참여한 김신형 언맨드시스템 이사는 "이 시험 장치는 속도 조절이 가능한 송풍기와 수직으로 이동 가능한 로봇팔이 제어 컴퓨터와 연결됐다"며 "예를 들어 착륙 시나리오 초기값을 착륙 직전, 고도 3m, 속도 -10m/s 등의 수치로 설정하면 이를 로봇팔과 수직 풍동으로 실제 운동을 묘사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비행 중 상황을 가정하여 로봇팔의 Z축을 고정하고 수평으로만 움직이는 상태로 수직 풍동만 가동해 실험하는 등 다양한 실험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덧붙여 수직 풍동 장치와 로봇팔, 제어기를 결합해 로켓이 이착륙 할 때의 자세, 위치, 풍속을 모사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어 실험·검증하는 것보다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내비췄다.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정성훈 대표가 시험 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호정 기자)
정성훈 대표가 시험 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호정 기자)

언맨드시스템은 지난 2022년 '개방형 풍동시험장치'를 자체 개발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이를 기반으로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및 조선대와 함께 '무인이동체로봇 시험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TTA가 기존에 제공했던 산업용 드론과 관련한 풍동시험인증을 위한 시험 진행을 언맨드시스템이 대행, 이를 통해 광주·전남지역의 드론 및 비행체 제조사들이 풍동시험 인증을 광주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수도권 또는 전북지역까지 이동해 인증받았던 문제가 해결됐다.

정성훈 언맨드시스템 대표는 "현재 언맨드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비롯 무인 비행체 개발과 이에 필요한 인프라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회사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소재한 우주 발사체 기업과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4년에는 연구했던 결과물들을 하나씩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AI포스트(AIPOST)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