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연구팀, 이미지 위치 예측 AI 개발
지오게서 게임 챔피언과 겨뤄 이긴 첫 번째 AI
일각에선 프라이버시 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도

(사진=달리3)
(사진=달리3)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이 단 몇 초 만에 사진이 촬영된 장소의 위치를 찾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28일(현지시간) 사진 전문매체 페타픽셀(PetaPixel)은 스탠퍼드대 학생 3명이 만든 AI 'PIGEON(Predicting Image Geolocations)'이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진의 지리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PIGEON은 '지오게서(GeoGuessr)'라는 온라인 게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50만 개 스트리트 뷰 이미지의 데이터 세트를 학습했다고 한다. 지오게서는 구글 스트리트 뷰의 한 이미지를 무작위로 보여주고 구글 지도 등을 이용해 그 장소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사용자는 주변 풍경 등에서 단서를 찾아 어느 국가의 어디인지를 추측해 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정답인 장소와 거리가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PIGEON의 성능을 확인하고자 지오게서의 세계 챔피언 중 한 명인 트레버 레인볼트(Trevor Rainbolt)와 겨뤄보도록 했다. 그는 구글 맵을 통째로 외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지오게서 게임 고수다. 게다가 레인볼트는 앞서 다른 AI 프로그램들과 대결해 이겼던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PIGEON과의 승부는 달랐다. PIGEON이 인간 플레이어인 레인볼트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 레인볼트와 겨룬 첫 번째 AI는 아니지만 레인볼트를 이긴 첫 AI인 셈이다. PIGEON과 레인볼트의 대결 영상은 18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구팀은 PIGEON이 전 세계 지오게서 플레이어들 가운데 상위 0.01%에 든다고 말했다. PIGEON은 95%의 정확도로 사진이 찍힌 국가를 찾아내고 실제 위치로부터 25마일(약 40km) 이내로 이미지 속 장소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인간이 하는 것과는 달리 나뭇잎과 흙, 날씨 등과 같은 단서들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기술은 생물학적 조사에 도움이 되거나 송전선이 무너진 도로를 확인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진작가나 사진 편집자들 가운데 어떤 사진을 보고 어디에서 촬영됐는지 알고 싶지만 그 위치를 몰라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도 이 새로운 AI 기술은 희소식일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둘러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제이 스탠리(Jay Stanley) 수석 정책 분석가는 PIGEON과 같은 기술이 널리 이용 가능해지면 정부 감시와 스토킹 등 불순한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개인의 위치는 매우 민감한 정보라는 지적이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