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이식형 의료기기 핵심 기술…환자가 움직여도 끊김 없어

왼쪽부터 GIST 임춘택 교수, 사흐 사이드 아손 알리(S. Ahson A. Shah) 박사. (사진=지스트)
왼쪽부터 GIST 임춘택 교수, 사흐 사이드 아손 알리(S. Ahson A. Shah) 박사. (사진=지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임춘택 교수 연구팀이 오션스바이오㈜와 공동으로 인체이식형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반의 동적 빔포밍 안테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BLE를 인체이식형 전자약에 적용한 것은 국내 최초로, 산업·가전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며 안정성이 검증된 BLE 기술을 의료기기 분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은 이식형 미주신경자극기(Vagus Nerve Stimulation, VNS)에 적용 가능한 소형 위상배열 안테나(Phased Array Antenna, PAA) 기반으로, BLE 통신 모듈과 디지털 위상 제어 기술을 결합해 실시간 무선 신경자극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VNS는 간질, 우울증 등 난치성 신경질환의 치료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이식형 전자약이지만, 기존 제품은 환자의 자세나 위치 변화로 무선통신이 자주 끊기는 문제가 있었다.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ow Energy, BLE) 기반의 동적 빔포밍 안테나 시스템. (사진=지스트)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ow Energy, BLE) 기반의 동적 빔포밍 안테나 시스템. (사진=지스트)

연구팀은 이 문제의 원인이 환자의 움직임에 따라 체내 안테나와 병실 내 송신기 간 정렬이 어긋나면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환자가 움직이면 두 장치 간 방향이 달라져 체내 수신 전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이로 인해 무선통신이 불안정해지며 실시간 신경자극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신 전력 저하는 송신 전력을 높여 보완할 수 있지만, 인체 내부 통신은 전자파에 대한 안전 규제가 엄격해 임의로 송신 전력을 높일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2.45GHz BLE 주파수 대역에서 디지털 빔 조향이 가능한 위상배열 안테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양방향 통신은 물론, 환자의 움직임에 따라 빔 조향과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인체조직을 모사한 젤과 실제 돼지를 활용한 동물모델 등 다양한 조건에서의 실험을 통해 인체 내부에서도 안정적인 통신과 신경자극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디지털 위상변환기의 다양한 위상 변화에 대한 빔 방향. (사진=지스트)
디지털 위상변환기의 다양한 위상 변화에 대한 빔 방향. (사진=지스트)

임춘택 교수는 “인체이식형 전자약의 세계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35조 원에 달하며, 그 중 미주신경자극기(VNS) 시장만 해도 약 1.4조 원 규모로 매년 11.4% 성장 중”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향후 우리 기업의 의료기기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 성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GIST 임춘택 교수가 지도하고 사흐 사이드 아손 알리(S. Ahson A. Shah) 박사(제1저자)와 오션스바이오㈜ 이현웅 대표(제2저자), 장유림 연구원(제3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 2025년 6월호에 게재됐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