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에이미 폴러. (사진=SNL)
영화배우 에이미 폴러. (사진=SNL)

미국 할리우드에서 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배우이자 코미디언, 제작자인 일라인 반 더 벨덴이 최근 공개한 AI 배우 '틸리 노우드'는 트렌디한 패션과 아름다운 외모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AI 소프트웨어 도구로 만든 코미디 스케치 'AI 커미셔너'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틸리 노우드를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먼과 같은 배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창작자들이 예산 문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AI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틸리 노우드의 작품과 사진들이 공개되자 여러 에이전시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몇 달 내 틸리 노우드와 관련, 새로운 매니지먼트 계약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우드 배우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AI 배우 틸리 노우드. (사진=인스타그램)
AI 배우 틸리 노우드. (사진=인스타그램)

미국배우조합-미국텔레비전 라디오방송인조합(SAG-AFTRA)은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 수많은 배우들의 작업을 허가 없이 습득하고 훈련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든 캐릭터"라고 성명을 냈다. 더불어 "관객들은 인간의 경험과 관련 없는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에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는 미국 버라이어티의 팟캐스트에서 틸리 노우드를 접한 이후 "너무너무 무섭다. 에이전시는 제발 그러지 말라, 우리의 인간적인 연결을 빼앗지 말아달라"라고 호소했다.

미 NBC방송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SNL)에서도 AI 배우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SNL 50주년 방송에 출연한 영화배우 에이미 폴러는 틸리 노우드에 대해 "'1970년대 집에 앉아 드라마를 보며 언젠가 여배우가 되고 싶다, AI 여배우가 나올 때까지는'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AI 배우 틸리 노우드. (사진=인스타그램)
AI 배우 틸리 노우드. (사진=인스타그램)

많은 이들이 예전에 AI 배우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에이미 폴러는 "TV를 보고 있지만, 이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그 작은 AI 로봇에게 '삐삐삐삐'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멍청한 로봇, 넌 농담 하나 못 할 거야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에서 논란이 커지자 벨덴 측은 성명을 통해 "AI 배우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 방식”이라며 "저희는 AI를 윤리적이고 전략적으로 활용해 효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스토리텔링을 강화한다"라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