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기치를 내걸고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언했다. 이에 한국 특화형 AI, 즉 '소버린 AI(Sovereign AI)'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AI를 의미한다.
한국어로 된 데이터를 학습시키기 때문에 우리 고유의 문화·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AI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소버린 AI'를 조속히 구현해야 된다는 것이 AI 업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럼에도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100조원을 투자해도 오픈AI·엔비디아 등과 같은 기업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공개된 글로벌 AI 모델을 잘 활용해 새로운 AI 응용 제품, 솔루션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근시안적 안목에서 AI 정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특정 AI 모델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형언어모델 대부분은 영어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학습 데이터의 90% 이상이 영어로 구성됐다는 뜻이다.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산업, 서비스 등 분야에 밀접하게 접목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영어 기반 모델에 종속될 경우 이에 따른 리스크는 모두 우리가 안아야 한다. 국가 수요에 최적화된 인프라와 모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국 가수들이 빌보드에서 주목받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유명 아티스트들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공식을 만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곡들에는 한국어 가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K-POP'의 'K'를 잘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소버린 AI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베트남 쌀'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쌀이 아무리 좋아도 한국이 쌀농사를 포기해선 안 된다. '챗GPT가 있는데 소버린 AI를 왜 개발하냐, 낭비다'라는 얘기는 쌀농사를 왜 짓냐라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소버린 AI 구현을 위해 인재 확보, 인프라 구축, AI 모델 개발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이다. 독자적인 AI 모델을 구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저 정부에 반대하기 위해 발목을 잡아서는 이 파도를 넘을 수 없다. 힘을 모을 때 'AI 3강'이 가능할 것이다.
AI포스트(AIPOST) 마주영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