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쟁 예상해 반도체 대량 비축한 中 기업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美 조치 전 선주문
2024년 선주문 10억 달러 상당 GPU 납품 받아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비웃듯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그동안 쌓아 놓은 비축 물량으로 관련 제조 분야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다만 중국 내 AI 스타트업들은 미국의 조치를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정부가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수출 통제에 대응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미리 물량을 비축해놓았다는 의미로, 현 사태에 나름대로 효과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 간의 기술 전쟁이 심화될 것을 예상한 기업들의 선제적인 조치다. 오픈AI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주도하는 기술 회사 중 하나인 바이두(Baidu)의 CEO 로빈 리(Robin Li)는 "앞으로 1~2년 동안 챗GPT(ChatGPT)와 동등한 어니 봇(Ernie Bot)을 지속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충분한 AI 칩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로빈 리 CEO는 "추론에는 덜 강력한 칩이 필요하며, 우리는 칩 보유량과 다른 대안이 AI 기반 앱을 지원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장기적으로 가장 진보된 칩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필연적으로 중국의 AI 개발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본력이 있는 중국 기술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바이두(Baidu), 바이트댄스(ByteDance), 텐센트(Tencent), 알리바바(Alibaba) 등은 올해 약 10만 대의 A800 프로세서 엔비디아를 주문해 총 40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 8월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2024년 납품 예정인 10억 달러 상당의 GPU를 구입한 바 있다.
GPU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두는 최근 어니 봇 4를 출시했는데, 로빈 리는 "GPT-4와 관련해 어떤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칩을 사재기할 현금이 부족한 AI 스타트업의 경우 미국 수출 통제권에 해당하지 않는 부족한 성능의 프로세서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