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 '혜화책방' 강연서 AI 관련 견해 밝혀
"인공지능으로 인류의 미래 단정지을 만한 근거 없어"
"높은 학구열, '빨리빨리 문화'로 AI 시대 대응할 것"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가 생길 때면 많은 분들이 이 사람의 논평을 주목한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유시민 작가다. 현안이나 논란에 대해 매번 명쾌한 논평을 내놓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저서를 내놓으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과학 관련 책도 출간한 그가 바라보는 인공지능(AI)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유시민 작가는 최근 '방송대 지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혜화책방' 강연에서 'AI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유시민 작가는 앨런 매시슨 튜링(Alan Mathison Turing)의 논문을 예로 들며 운을 떼었다.
유 작가는 "앨런 매시슨 튜링의 논문을 살펴보면 인공지능과 인간지능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앨런 튜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체계를 해독하는 컴퓨터를 개발해 수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한 분이다"며 "50파운드 지폐의 인물로 선정될만큼 영국이 가장 내세울 만한 과학자"라고 말했다.
이어 유 작가는 "70년 전 발표된 앨런 튜링의 논문에는 현재 기술 수준을 예견한 것과 같은 사례도 나온다. 대화하는 상대방이 기계인지 사람인지 맞출 수 없는 컴퓨터 개발을 예견했다. 수학, 체스 등 게임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도 논문에 기재돼 있다"라며 "튜링의 주장은 결국 인간지능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인공지능도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인공지능이 주어진 과제밖에 하지 못한다던가, 윤리적 감정을 못 느낀다는 것이 아니다. 내 속에서 벌어지는 신호 시스템의 산물이다"라면서 "향후 뇌 속에서 우리의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는지도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신호를 주고 받는 천연지능이 도덕 윤리, 감정 등을 가지고 있는데, 인공지능이라고 갖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거시적으로 말이다"라고 했다.
유 작가는 AI 시대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시민 작가는 "우리의 미래가 AI 때문에 좋아질 것이다, 나빠질 것이다 라고 말할 근거는 없는 것 같다. 인문학적 추정을 밝히자면 한국사람들 빨리 빨리 잘 하지 않느냐, 그런 것처럼 AI도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부, 학습을 매우 중시하는 민족이니까 AI 분야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라며 "제조업은 로봇이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현재 로봇팔이 자동차, 신발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장에 사람이 거의 없다. 한때 인구의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해도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다. 현재 5% 미만의 인구만 농업에 종사하는데 식량이 남아 도는 사회가 됐다"라며 인류가 기피하는 노동은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작가는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하느냐는 내다볼 수 없다. 노화와 죽음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라며 "인류의 존재 양식, 문명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무엇이든 빨리, 빨리해내고 공부와 학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AI 시대에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