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는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공지능(AI) 도입이 더디다. 이에 신생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고객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AI 음성 에이전트를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라운디드(Rounded)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설립된 라운디드는 AI 음성 에이전트가 고객과 기업 간의 기본적인 소통 방법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라운디드는 마취과 의사를 위한 AI 음성 에이전트인 '도나(Donna)'를 개발했다.
마취과 업무 특성상 수술 전에 고객과 상담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수술 일정을 잡을 때 마취과 의사와 미리 상담을 해야 한다. 환자에게 마취제에 대한 알레르기나 잠재적인 합병증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AI 음성 에이전트 '도나'는 마취과 의사의 일정을 고려해 환자의 진료 일정을 잡아준다. 이같은 에이전트를 공들여 만들었지만, 라운디드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었다. 마땅한 수요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라운디드 측은 도나의 효율성을 홍보했고, 결국 병원 15곳에 AI 음성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그 결과 에이전트는 수십만 건의 상담을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라운디드는 웹 통화, 유선 전화 모두 지연 시간을 단축시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나아가 라운디드는 최근 기업들이 쉽게 맞춤형 음성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개발했다. 몇 시간 만에 AI 음성 에이전트를 뚝딱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애저, GPT-4o 미니, 일레븐랩스의 음성 엔진 등을 활용해 기업만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한편 최근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라운디드는 UC 버클리의 딥테크 엑셀러레이터 스카이덱을 비롯 여러 엔젤 투자자로부터 62만 달러(약 9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