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텔)
(사진=인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립부 탄(Lip-Bu Tan)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 CEO가 임명됐다. 인텔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 

연봉과 함께 수년에 걸쳐 6600만 달러(약 960억원) 수준의 주식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연간 보너스도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다 주식 매수 선택권(스톡옵션), 신규 임원 보상 등도 받는다. 

이와 관련 인텔 측은 "그의 업계 경험과 기술 리더로서의 역량을 반영하며, 시장 경쟁력을 고려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보상이 주식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창출을 성공적으로 실현해야 자신의 보상도 커지는 셈이다. 

립부 탄 CEO는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을 정상화할 수 있을까.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파운드리 부문을 개편하고, 중간 관리자급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립부 탄 CEO. (사진=인텔)
립부 탄 CEO. (사진=인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립부 탄 CEO는 엔비디아, 구글과 같은 고객사를 위한 더 많은 AI 칩을 생산하기 위해 인텔의 칩 제조 공정을 간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해 성과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 인텔 이사회 멤버였던 탄 CEO는 인텔 중간 관리자층이 비대하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 딜런 파텔은 "지난해 12월 사임한 팻 겔싱어 전 CEO의 큰 문제점은 '너무 착했다'라는 것"이라며 "그는 중간 관리자 해고를 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립부 탄 CEO이 타운홀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립부 탄 CEO는 고객, 파트너, 직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며, 미래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를 자리매김하기 위해 리더십 팀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인텔)
(사진=인텔)

한편 인텔은 지난해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전 직원의 15% 수준인 약 1만 5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적 악화 대응책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비용 절감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실적이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40년 경력의 겔싱어 전 CEO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 겔싱어 CEO는 2021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겔싱어 CEO는 "인텔의 최고의 날은 우리 앞에 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인공지능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이 날로 상황이 악화됐다. 립부 탄 CEO 체제에서 인텔이 엔비디아, AMD, TSMC 등에 맞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