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O, AI 생성 사진으로 광고 게재
'손가락이 도대체 몇 개야?' 곳곳 오류
호주 예술 노조 "최악의 AI 생성 작품"

(사진=Queensland Symphony Orchestra SNS)
(사진=Queensland Symphony Orchestra SNS)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호주 퀸즈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QSO)의 페이스북 광고가 최근 논란이 돼 눈길을 끈다. AI의 허술한 솜씨로 탄생한 해당 광고 이미지에는 AI가 흔히 저질러온 실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조롱거리로 전락한 QSO의 광고에 대해 보도했다.    

광고 사진 속에는 한 커플이 콘서트홀 앞줄에 다정하게 앉아 손을 잡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커플의 엉켜 있는 손가락들이 너무 크고 많다. 게다가 반질거리는 얼굴은 밀랍 인형처럼 보인다. 의상도 문제다. 사진 속 여성은 반짝이는 튤 드레스를, 남성은 턱시도를 입고 있다. 

문제는 남자가 턱시도만 입은 게 아니라 바지 위로 비즈가 장식된 튤 드레스 천을 동시에 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는 무겁게도 무릎 위에 크고 검은 상자를 얹고 있다. 또 무대가 아닌 객석에 앉은 연주자 다수가 세 손이나 한 손으로 바이올린을 켜기도 하고 심지어 전혀 손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22일 QSO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광고 게시물에는 "이번 주 토요일 뭔가 색다른 것을 하고 싶나요?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러 오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문제의 광고 사진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인 셔터스톡(Shutterstock)에서 가져온 AI 생성 이미지인 것으로 보인다. 프롬프트는 '실내 클래식 음악 로맨틱 콘서트에서 데이트를 하는 두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사진=Queensland Symphony Orchestra SNS)
(사진=Queensland Symphony Orchestra SNS)

일각에서는 이번 AI 광고 이미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지난 화요일 호주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예술부문 노조인 언론예능예술협회(MEAA)는 '우리가 본 것 중 최악의 AI 생성 작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적절하고 비전문적이며 QSO의 음악가들과 관객들에게 실례되는 것"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도 다음 번에는 돈을 지불하고 전문 사진작가를 쓰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말 그대로 예술가를 쓰지 않는 예술 단체"라면서 끔찍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을 처음 알린 클래식 음악 산업 블로그 '슬립드 디스크(Slipped Disc)'는 이 광고가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QSO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가디언에 보낸 성명을 통해 QSO에서는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 걸쳐 탐구·혁신·실험과 새로운 기술 채택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AI 이미지 사용의 정당화를 위한 발언인 셈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이처럼 새로운 마케팅 도구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QSO의 AI 광고 사진을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다니엘 바우드(Daniel Boud)도 입을 열었다. 그는 종종 메이저 공연 예술 회사들에 고용돼 홍보용 이미지와 작품 촬영 등의 일을 하곤 한다. 다니엘 바우드는 올바른 AI 사용의 예로서 디자인 에이전시나 마케팅 담당자가 AI를 사용해 시각화한 콘셉트를 제시하면 자신과 같은 전문가가 이를 실제 현실로 구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로 만든 QSO 광고도 실제 촬영을 위한 목업(mock-up)이었어야 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