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생성된 가짜 기자 프로필 사진 밝혀져
SI 사측, 가짜 기자 이름의 기사들 삭제 조치
일부 기사가 AI로 작성됐다는 의혹에는 부인

(사진=Sports Illustrated) 
(사진=Sports Illustrated)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실체 없는 허상의 기자가 쓴 기사를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최근 CNN 등 외신들은 미국 유명 스포츠 전문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 SI)'가 AI 기술로 만든 가짜 기자들의 이름으로 기사를 올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심지어 일부 기사는 AI를 활용해 작성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은 SI 웹사이트에서 '드류 오티즈(Drew Ortiz)'와 '소라 다나카(Sora Tanaka)'라는 이름의 실제 존재하지 않는 기자들을 확인했다. 이들의 기사와 함께 소개된 바이라인의 기자 프로필 사진은 AI로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퓨처리즘에 따르면 해당 프로필 사진은 AI 얼굴 사진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에서 구입 가능한 것이었다.

게다가 기사들은 AI로 생성된 콘텐츠 특유의 전형적인 말들로 가득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SI가 AI를 이용해 가짜 기자 프로필을 만든 데다 이들의 이름으로 작성된 기사 일부는 AI로 쓰여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 말고도 이러한 가짜 기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 이후 SI 측은 가짜 기자의 이름으로 게재된 문제의 기사들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 SI를 운영하고 있는 아레나 그룹(Arena Group) 대변인은 삭제된 기사들은 '애드본 커머스(AdVon Commerce)'라는 외부 업체가 작성했다고 말했다. 

(사진=Sports Illustrated) 

대변인은 "업체가 기사 작성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특정 기사에서 필명이나 가명을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로 내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콘텐츠를 삭제 중이며 그 이후 파트너십을 종료했다"고 덧붙였다.

또 대변인은 파트너사들을 지속적으로 감시·관리하고 있고 이러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사안을 검토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애드본 측으로부터 문제가 된 기사들 전부 인간이 작성하고 편집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 AI가 쓴 기사를 게재했다는 의혹에는 반박한 셈이다. 

애드본의 작가·편집자·연구원들은 반(反)표절과 반(反)AI 소프트웨어 방침에 따라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CNN은 애드본이 'AI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미디어 그룹인 개닛(Gannett) 역시 소비자 리뷰 사이트에 AI를 사용해 글을 썼다고 보도되면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개닛은 해당 기사들을 작성하는 데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했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안 모두 배후에 애드본이 있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보도 이후 SI에서 일하는 실제 존재하는 기자들은 발끈하면서 사측 해명에 불만을 표했다. SI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 같은 관행은 우리가 갖고 있는 저널리즘에 대한 믿음에 전면 반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