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목소리 AI로 구현해 수면 앱에 공개
고인 가족 허락 하에 진행…일부 부정적 시각도
AI 음성 복제 둘러싼 윤리적 쟁점 여전히 화두

제임스 스튜어트. (사진=미드저니)
제임스 스튜어트. (사진=미드저니)

안녕하세요, 저는 제임스 스튜어트입니다. 하지만 저를 '지미'라고 불러도 돼요. 오늘 밤 제가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1950년대 미국 할리우드 대표 흥행 스타 배우이자 원조 국민 배우라 불리는 지미 스튜어트(Jimmy Stewart).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이창'과 '현기증'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튜어트는 89세의 나이로 1997년 7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된 고(故) 지미 스튜어트의 목소리가 잠 못 이루는 밤 꿀잠에 들도록 돕는 데 사용돼 눈길을 끈다.

6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엔가젯 등 외신은 인기 수면·명상 애플리케이션(앱) '캄(Calm)'이 지미 스튜어트의 AI 목소리로 읽어주는 새로운 이야기('It’s a Wonderful Sleep Story')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고인이 된 지미 스튜어트의 목소리가 AI로 되살아나 잠자리에 들 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앞서 가수 겸 배우인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와 배우·DJ·프로듀서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드리스 엘바(Idris Elba) 등 여러 유명인사가 이 앱의 수면 이야기(Sleep Stories) 콘텐츠를 읽어주는 내레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사진=Calm app)
(사진=Calm app)

스튜어트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을 비롯한 많은 영화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특히 특유의 느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유명했다. 캄은 스튜어트만의 상징적인 목소리를 재현하고자 AI 회사인 리스피처(Respeecher)와 협력했다. 스튜어트의 과거 녹음 자료들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훈련시켰다는 게 리스피처의 설명이다. 그리고 AI 음성 복제 기술로 그의 목소리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 것.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스튜어트 가족의 허락을 받아 진행됐다. 물론 필요 당사자들의 동의 아래 이뤄졌다고는 해도 AI 기술을 활용한 유명인사들과 공인들의 목소리 복제는 윤리적 관점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래퍼 드레이크(Drake)나 배우 톰 행크스(Tom Hanks), CBS 방송 진행자 게일 킹(Gayle King) 등의 경우 AI로 만든 이미지·목소리가 무단으로 사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는 "지미 스튜어트가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인공지능에 괜찮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스튜어트의 가족은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스튜어트의 딸인 켈리 스튜어트 하코트는 이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아버지의 유산(legacy)이 계속 살아 존재하는 걸 보게 돼 기쁘고 놀랍다는 반응을 전했다.

AI포스트(AIPOST) 윤영주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