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의 현장 취재기
국내 대표 과학 유튜버·커뮤니케이터 지식인미나니
IAC서 우주 신흥국 인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다
지식인미나니, 올해 IAC 찾아 우주산업 조명할 계획

IAC 인도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IAC 인도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2024년 새해를 맞아 전 세계 국가들이 우주산업 육성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우주항공청을 개청한다. 더불어 우주탐사 로드맵 수립, 달착륙선 개발 사업 착수도 예정돼 있다. 2032년을 목표로 하는 달 탐사 사업도 본격화된다. 우주 강국인 미국과 중국, 신흥국으로 부상한 인도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우주산업 육성이 다소 더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민간 우주경제 시대를 빠르게 열고,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고 정책이 추진된다면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이 되는 '장밋빛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의지와 관심이다. 우주·항공 분야의 관심이 더욱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필자가 지난해 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온 세계 우주 기술의 현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3 바쿠 국제 우주대회(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에 다녀왔다. 국내에서 초대된 인플루언서는 필자가 유일하다. 국제 우주대회 IAC를 짧게 소개하자면 이 대회는 우주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행사이다. 흔히 '우주 올림픽'으로 불린다. 

우주기술은 물론 우주법, 우주의 평화적 개발과 촉진에 대한 방법 모색을 위한 학술회의 및 전시회로 구성된 우주 분야 최고의 국제행사다. 매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우주과학과 우주산업에 관련된 활동을 하는 크고 작은 스타트업과 대기업들, 우주와 관련한 공부와 연구를 하는 학생들부터 주요 국가 연구기관들이 대거 참석해 결과들을 발표하는 자리다. 

인도 부스에서 우주 기술을 소개하는 연구원(왼쪽). (사진=지식인미나니)
인도 부스에서 우주 기술을 소개하는 연구원(왼쪽). (사진=지식인미나니)

우주 신흥국 인도의 노하우를 엿보다

필자는 우주산업의 현실과 미래를 보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우주 신흥국으로 불리는 인도의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인도의 찬드라얀 3호에서 출발한 착륙선 비크람이 달의 남극에 착륙했다. 미국, 구소련,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됐다. 더불어 달의 남극에 착륙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작동이 중지되긴 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인도는 이번 아제르바이잔 바쿠 IAC에 인도가 착륙선 모형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결과물을 공개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인도 연구원과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달 착륙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인도 연구원은 '달 착륙선이 착률할 곳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 말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신중하게 착륙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착륙 직후 짧았던 로버의 탐사 동안 물을 발견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확실하진 않지만 물 성분이 겔(젤)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답변을 얻었다. 

물의 존재 여부는 꼭 알아야 하는 정보다. 물이 있다면 향후 달 기지를 건설한 뒤 정수 기술로 우주인들이 마실 수 있게 된다. 물 보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물을 전기 분해하면 산소와 수소로 나눌 수 있어, 미래 에너지원과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면밀하게 연구해 착륙지 데이터를 확보 및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UEL무인탐사연구소 김영섭연구원(왼쪽에서 두 번째)와 NASA 관계자들. (사진=지식인미나니)
UEL무인탐사연구소 김영섭연구원(왼쪽에서 두 번째)와 NASA 관계자들. (사진=지식인미나니)

달 착륙 시도 앞둔 일본…2040년까지 1000명 거주하는 달 마을 건설

일본 달 탐사선 슬림(SLIM)이 지난달 25일 달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고 한다. 슬림은 오는 이달 20일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성공 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 착륙 국가가 된다. IAC에서 일본의 민간 달 탐사 기업인 'ISPACE'의 기술 발표도 들을 수 있었다. '하쿠토-R 프로그램'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민간 기업의 달 착륙 및 탐사를 목표로 한다. 2022년 12월 하쿠토-R 1호가 스페이스X의 로켓을 타고 날아가 2023년 3월에 달 궤도에 정상 안착했다. 그러나 달 착륙 직전 고도계 센서 오류로 달 표면에 추락하고 실패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이들은 실패로 얻은 데이터와 경험을 토대로 두 번째 미션을 준비 중이다. 2040년까지 달 기지를 넘어 약 1000명이 거주하는 작은 달 마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세계인에게 주목 받은 K-우주기술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부스를 꾸렸고, 반가운 마음에 현장을 방문했다. 차세대 발사체에 탑재할 무인탐사로버를 개발하는 회사를 만나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달 탐사 로버를 만드는 'UEL 무인탐사연구소'의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무인탐사연구소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과 연구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 (사진=지식인미나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프로토 타입이 공개됐다. 코오롱 인더스트리와 함께 개발한 비정질 합금 소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베어링, 로버의 강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정질합금으로 코팅한 쇠똥구리(Scarabs)라는 로버를 볼 수 있었다. 

오리가미(종이접기기술)을 연구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학과 이대영 교수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달 탐사 로버의 바퀴를 접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우주라는 공간에 탑재체를 실어보내는 데는 무게도 중요하지만 부피 또한 영향을 끼친다. 부피를 줄이는 오리가미 기술을 로버에 접목해서 로버의 바퀴의 부피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현장 뛰는 지식인미나니, 올해도 IAC행

우주 올림픽 행사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일론 머스크와의 화상 대담'에도 참석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쉽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우주선을 우주에서만 사용한다는 선입견을 깨는 발언이 나왔다. 지구에서 이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스타쉽으로 이를 현실화한다는 포부를 일론 머스크는 밝혔다. 

인천에서 스타쉽을 타고 런던에서 점심을 먹고, LA에서 미팅을 하고, 저녁을 인천에서 먹는 미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AC는 밀라노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내 대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올해 IAC도 참석해 혁신을 거듭하는 '우주산업'의 미래를 눈으로 확인하고, 국내에 인사이트를 전할 계획이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