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가 많은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일자리와 별개로 부업을 고려하는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5개 국가의 Z세대 정규직 직장인 중 49%가 현재 일자리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답변했다. 한국(64%)이 가장 높았고, 미국·영국(51%), 독일(46%), 프랑스(35%)가 뒤를 이었다.
일자리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Z세대 직장인들의 73%는 부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81%로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국과 영국이 79%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유튜브, SNS, 블로그 운영을 비롯 AI를 활용해 수익화 모델을 마련하는 Z세대들도 눈에 띈다.
이 가운데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국에선 새로운 형태의 부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검색 기록, 쇼핑 내역, 앱 사용 기록 등 개인 데이터를 판매해 용돈을 버는 Z세대들이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여론조사 회사인 제너레이션 랩(Generation Lab)은 Z세대들을 위해 새로운 앱 '버브닷AI(Verb.AI)'를 출시했다.
버브닷AI는 Z세대 젊은이들의 활동 데이터를 제공받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버브닷AI는 사용자의 브라우징, 구매, 스트리밍을 모니터링하는 추적기를 설치해 각 사용자들의 디지털 트윈을 생성한다. 이후 활동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이를 통해 기존 AI 기업들이 스크롤링한 데이터보다 더 정확한 소비자 선호돌르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너레이션 랩은 "수십 년 동안 시장 조사는 의사가 환자에게 증상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라며 "버브는 MRI 기계와 같다"라고 홍보했다.
제너레이션 랩의 CEO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업들이 사용자 데이터를 추출하면서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용자들은 자신이 어떤 데이터를 제공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에 대해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라고 밝혔다.
버브닷AI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매달 50달러(약 7만원) 이상을 지불한다. 일부 Z세대들은 어차피 개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면, 차라리 돈을 받고 데이터를 넘기는 게 더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연구에 따르면 Z세대의 약 88%가 소셜미디어 기업에 개인 정보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Z세대들이 데이터 제공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쿠키를 삭제하고, 익명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다른 세대보다 더 자주 통신 내용을 암호화하는 Z세대들도 많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