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회사 가치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테슬라 가치의 약 80%는 로봇 옵티머스가 차지할 것"이라고 썼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은 22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 226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글로벌 차량 인도량도 전년 대비 13.5% 감소했다.
유럽에서도 중국차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발표한 지난 7월 신차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한 달간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은 8837대로, 같은 기간(1만 4769대)에 비해 40.2% 감소했다. 이처럼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머스크가 옵티머스를 언급한 것을 두고 전기차에 쏠린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에도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라며 "청소, 공장, 교육 등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로봇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가치의 절반 이상인 25조 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테슬라가 실제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점을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전기차와 같이 중국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최근 저가형 휴머노이드 로봇 'R1'을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로봇 'R1'은 25kg의 무게로 제작됐으며, 26개의 관절을 갖췄다. 음성 및 영상 인식을 위한 대형 멀티모달 모델이 탑재됐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로봇기업 엔진AI(EngineAI)는 올해 초 가격은 경차 한 대 가격 수준인 1만 2000달러(약 1700만원)짜리 로봇을 내놓은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테슬라가 옵티머스 로봇 5000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테슬라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가 상용화되면 로봇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수가 만만치 않아 테슬라의 계획에 따라 로봇 상용화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테슬라는 옵티머스 개발에 참여한 전 엔지니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엔지니어가 옵티머스 관련 기밀 정보를 빼돌렸다는 게 테슬라의 주장이다.
또 옵티머스 개발 책임자인 밀란 코바치가 최근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2016년 테슬라에 합류한 지 9년 만이다. 밀란 코바치는 자신의 엑스(X)를 통해 "10년간 나를 믿어주고 가르침을 준 일론 머스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마주영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