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스마트 글래스가 대중화되면서 목욕탕·수영장 등에서 불법촬영을 걱정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안경을 쓰고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촬이나 몰래 촬영이 가능해 졌기 때문에 범행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 8월 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왁싱샵을 방문해 겪었던 일을 공유한 인플루언서 아니에사 나바로의 영상은 틱톡에서 7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얻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나바로는 왁싱을 받던 중 직원이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놀란 나바로는 직원에게 '메타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있는지를 물었고, 직원은 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직원은 나바로에게 안경의 전원이 꺼져 있다고 이야기했다. 배터리도 충전돼 있지 않아 녹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혔음에도 나바로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아니에사 나바로 틱톡)
(사진=아니에사 나바로 틱톡)

나바로는 "그 후로 저는 완전히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나를 촬영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라며 "말 그대로 내내 그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이후 나바로는 로펌 변호사와 상담을 했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댓글 창에는 "나는 메타 스마트 글래스 쓴 사람을 믿지 않는다", "정말 무섭다, 왁싱을 하는 과정이었다면 더 끔찍하다", "왁서가 메타 글래스를 착용할 이유가 없다", "변호사나 경찰에게 조속히 연락해라"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메타 안경을 즐겨 쓰는 사람으로서, 녹화 중이었다면 불빛이 켜져 있었을 것이다. 녹화가 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메타 측은 “스마트 글래스는 녹화 시 LED 표시등이 켜지고, 이를 가리면 자동으로 차단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LED 표시등을 무력화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카메라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가 확산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불법 촬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메타)
(사진=메타)

한편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중퇴생들이 공개한 데모 프로젝트가 한 차레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안푸 응우옌(AnhPhu Nguyen)과 케인 아르다이피오(Caine Ardayfio)는 메타 레이밴의 스마트 글래스에 얼굴 인식 기능을 추가한 데모 프로젝트인 '아이-엑스레이(I-XRAY)'를 공개했다. 

이들은 메타의 스마트 안경의 소형 카메라로 촬영한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알아내는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이를 놓고 초상권 침해 이상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데모 영상에서 안경이 얼굴을 감지하고, 몇 초 만에 이름, 직업 등을 추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아르데이피오와 응우옌은 "스마트 안경, 얼굴 검색 엔진, 거대언어모델(LLM),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람들의 얼굴만으로 집 주소 같은 개인 정보 추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