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AI포스트 DB)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AI포스트 DB)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아날로그 시스템을 고집하는 유일한 국가다. 한국에서 사라져 가는 팩스(FAX)가 일본에서는 아직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심지어 아직도 이메일보다 우편을 선호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사회 전반에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낡고 오래된 시스템)이 뿌리 박혀 있는 가운데 복잡한 백오피스 자동화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사 레이어엑스(LayerX)가 일본 기업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이 아직도 지배하고 있는 일본 기업에 업무 혁신을 위한 AI SaaS를 공급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일본 산업은 그간 경기 둔화, 고령화, 저출산의 인구구조 등 복합적인 이유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CEO들의 미약한 의지, 경직된 기업 문화, 디지털 인재 부족 등으로 인해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니케이 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약 4분의 1이 사업에 AI를 도입했지만, 상당수는 기술 혁신을 받아들일 의향이 없다고 답변했다. 

(사진=레이어엑스)
(사진=레이어엑스)

응답자의 41%는 AI 도입 계획 자체가 없다고 응답했다. AI 도입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관계자들은 ▲기술적 전문성 부족 ▲비용 부담 ▲신뢰성에 대한 우려 등이 이유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 레이어엑스는 이러한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AI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8년 레이어엑스를 설립한 요시노리 후쿠시마 창업자는 아직까지 일본 기업들이 종이 기반의 송장을 처리하는 데 주목했다.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업무에 AI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일본 기업들이 경비 환급, 송장 처리를 위해 종이와 엑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레이어엑스의 설명이다. 

레이어엑스의 AI SaaS '바쿠라쿠'은 경비 정산, 청구서 수취·발행, 법인 카드 등 기업의 백 오피스 업무를 지원한다. AI 에이전트가 자동 판정, 입력 보조 등 업무에 접목된다.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이 입소문을 타며 레이어엑스의 기술은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까지 1만 5000개사가 도입하고 있다. 

(사진=레이어엑스)
(사진=레이어엑스)

이어 레이어엑스는 최근 시리즈 B 펀딩 라운드에서 150억엔(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금했다. 레이어엑스는 "일본 역사상 어떤 SaaS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약 100억엔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레이어엑스는 1000억엔의 연간 반복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절반 가량은 AI 에이전트 사업에서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