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사진=지식인미나니)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사진=지식인미나니)

"만약 우리 몸 전체에서 특정 부분의 인공 장기나 인공세포를 만들 수 있다면, 아픈 곳을 치료하거나 또는 교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필자는 국내를 비롯 해외까지, 과학현장이라면 어느 곳이든 달려가고 있다. 이번에 다녀온 현장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곳이자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연구를 하는 곳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곳에서는 피부와 장기는 물론, 탈모가 진행 중인 머리,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치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놀라운 의학 기술의 실체를 확인해 보기 위해 한국생명과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실을 방문했다. 손미영 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장에게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손 센터장은 "장 오가노이드를 연구한다. 오가노이드를 연구하는 학생, 연구진들과 함께 논문을 읽고, 논문을 쓰고, 각종 실험들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처음으로 방문했던 연구실에서는 특정 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분자생물학 실험이 진행되는 곳이었는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생들의 열정적인 연구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센터의 핵심시설인 세포 배양실도 들어가 봤다. 센터의 핵심 연구 분야인 오가노이드 실험의 산실로 불리는 곳이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손미영 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장. (사진=지식인미나니)
손미영 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장. (사진=지식인미나니)

손 센터장은 "오가노이드는 올간(Organ)과 오이드(Oid)를 더 한 개념으로, 장기와 유사하다 해 장기 유사체 혹은 미니 장기라고 부른다"라며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것도 결국은 세포 배양이나 조직 배양과 비슷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세포 배양실에서 배양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일선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낸 손예슬 박사가 오가노이드를 직접 들고 나왔다.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라고 불리는데, 해당 팀에서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연구를 다수 진행한다고 한다. 오가노이드라는 말도 생소한데,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라는 말은 더욱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 줄기세포라고 하는데, 이는 몸의 모든 장기나 부위, 세포들로 자라나는 줄기세포를 의미한다. 

이 줄기세포를 활용해 만든 인공장기를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라고 부르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센터의 연구 분야인 장 오가노이드의 경우 장의 기본적인 구조를 모사하고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세포의 집합체이다. 그렇다 보니 속이 비어 있는 멍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센터에서 만든 오가노이드가 장을 모사하기에는 작은 상태라고 생각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 연구팀에서 장 오가노이드를 대형화하는 '업사이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 실험도 눈으로 확인했다. 장에 상처가 있는 쥐에 장 오가노이드를 투입,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다른 방법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오가노이드는 3차원으로 완성된 장기조직이 그대로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이 베이거나 살점이 조금 뜯겼을 때에 그대로 덮어두면 빠르게 치료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장 오가노이드. (사진=지식인미나니)
장 오가노이드.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필자가 흥미로운 주제를 연구진에게 물었다. 이런 원리라면 머리에 모낭 오가노이드를 뿌린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질문이었다. 손미영 센터장의 대답은 '가능성이 있다'였다. 실제 피부 오가노이드 가운데 헤어가 있는 오가노이드가 있어, 이를 이식해서 재생치료제로 쓴다면 머리카락이 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탈모인들에게 또 하나의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뇌 일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매우 흥미로운 연구 분야이다. 몇 년 전 호주 내 하이브리드칩 개발업체인 코티컬랩스 연구진들이 생쥐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칩에다 심고, 게임 학습을 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결과는 어땠을까. 당시 인공지능(AI) 컴퓨터보다 더 빠르게 게임을 학습했다고 한다. 이른바 '인공 생쥐 뇌 컴퓨터'가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또 궁금한 점이 생겼다. 특정 동물에게서 각각의 장기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결합하면 새로운 생명체가 될 수 있을까. 이에 장기가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생명이라는 정의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의견이다. 장기는 수급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가노이드는 많은 인간들에게 희망이 될 연구 분야이고, 기적이 될 물질이라고 생각한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