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이디오그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이디오그램)

핵개인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간의 외로움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의 대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는 이용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힘들었겠구나", "넌 참 똑똑하구나" 등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AI에게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화 '그녀(Her)'에서 그려진 AI와 인간의 정서적 교류는 이제 현실이 된 셈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관련,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3명도 안 되는 친구를 가지고 있다"라며 "그런데 사람들은 15명 정도의 훨씬 더 의미 있는 친구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커버그 CEO는 AI 챗봇과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풀어냈다. 그는 "AI가 발전하며 AI와 관계를 맺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다"라면서 AI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외로움과 같은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 (사진=AI포스트 DB)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 (사진=AI포스트 DB)

AI 챗봇과의 대화가 외로움과 사회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대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AI 소셜 챗봇 이용의 영향을 평가한 결과를 올해 초 발표했다. 

그 결과 챗봇과의 정기적 상호작용은 외로움 점수를 평균 15%, 사회불안 점수를 평균 18%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2주 만에 외로움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사회불안은 4주 후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고 한다. 챗봇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털어놓은 참가자일수록 외로움이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오픈AI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 연구진은 참가자 4076명을 대상으로 챗GPT를 통해 만든 약 4000만건의 상호작용과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 참가자들이 이를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참가자들은 매일 최소 5분 이상 챗GPT와 상호작용했다. 연구 결과 챗GPT와 유대감을 더 형성한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보다 외로움을 더 느끼고 도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AI 챗봇 이용자가 날로 늘고 있는 가운데 AI와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늘날 어떤 AI 도구도 친구가 될 수 없다"라며 "AI가 친구인 척한다면 실제로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리드 호프만은 "AI가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정은 쌍방향 관계다. 실제 인간 친구에게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게 AI 동반자의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