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과 대화할 때 실제 인간과 대화를 하듯, 예의를 갖춰 질문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토커 리서치(Talker Research)'는 지난해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할 때 어떻게 의사소통 하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8%는 'AI와 대화할 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답변했다. 자신을 예의 바른 사용자라고 표현하는 응답자 중 29%는 인간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이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반면 더 나은 답변을 AI에게 얻기 위해 일부러 친절하게 묻는다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일본 와세다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공손한 프롬프트를 사용하면 대규모언어모델(LLM)에게 더 높은 품질의 응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과도한 아첨은 모델의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적당히 공손한 프롬프트가 더 나은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친절한 프롬프트 때문에 AI가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친절하게 묻는 질문들에는 더 많은 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용자들이 챗GPT와 대화를 할 때 "제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더 자세하고 체계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이 엑스(X)에 게시한 '오픈AI가 사용자의 공손한 표현 때문에 전기 요금으로 얼마나 손해를 봤을까?'라는 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가 직접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천만 달러가 쓰였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고 답했다. 농담 섞인 어조로 답변한 점을 고려했을 때, 그가 공손한 프롬프트 사용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았을 수 있다.
AI 챗봇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일부 AI 전문가들이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디자인팀 디렉터인 커티스 비버스는 "공손한 언어를 사용하는 게 답변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공손함을 감지하면 AI도 공손하게 대답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고연령층일수록 AI를 인격체로 여기는 경향을 보이며, 존댓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발표됐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컨슈머 AI 사용자 이용패턴을 분석해 발간한 ‘2024 뤼튼 유저 리포트’에 따르면 AI 대화에서 60대 이상은 5번의 발화 중 1번(19.7%)꼴로 존댓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I포스트(AIPOST) 진광성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