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그린 첫 번째 그림이 세계 3대 경매업체 중 하나인 소더비 경매에서 18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AI 휴머노이드 로봇 예술가 '아이-다(Ai-Da)'가 그린 작품인 '인공지능 신(AI GOD)'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32만 달러(약 18억 3000만원)에 낙찰됐다.
'인공지능 신'은 현대 컴퓨팅의 선구자로 꼽히는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의 2.2m 높이의 초상화다. 당초 예상 낙찰가는 13만~19만 6000만 달러(약 1억 7700만원~2억 6700만원) 수준이었다.
소더비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의 작품을 경매에 출품시킨 점, 18억원이 넘는 기록적인 낙찰가를 성사시킨 점은 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최종 낙찰까지 27번의 입찰이 이뤄졌다.
소더비 측은 "오늘 경매에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예술가의 첫 작품의 기록적인 낙찰가는 현대 미술의 역사에서 한 순을 나타낸다"라며 "AI 기술과 글로벌 미술 시장 간의 증가하는 교차점을 반영한다"라고 밝혔다.
작품을 출품하는 로봇 화가 '아이-다'는 인간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카메라와 AI로 구동되는 언어모델이 탑재돼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 아이-다는 영국의 갤러리 운영자인 에이단 멜러가 2019년 옥스퍼드대학, 버밍엄 대학의 AI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로봇이다.
아이-다는 "내 작업의 핵심 가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화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앨런 튜링의 초상화는 관람객에게 AI와 컴퓨팅의 신과 같은 본질을 성찰하게 하고, 발전의 윤리적, 사회적 의미를 고려하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로봇을 개발한 에이단 멜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들은 시대와 씨름했고, 사회의 변화를 찬양하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라며 "이 작품은 튜링이 경고한 대로 AI를 관리하는 데 있어 우리가 직면하게 될 어려움을 암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