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Twitch)'가 내년 초 한국 시장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는 '망 사용료' 때문이다. 한국에서 트위치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수반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 젊은 세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플랫폼이자, '게임 문화'를 선도한다고 평가받는 플랫폼의 철수 소식은 IT 업계를 넘어 대중들에게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망 사용료 이슈를 짚어보고, 향후 콘텐츠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할지 짚어본다.
트위치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양방향 생방송 서비스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고,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시청자는 스트리머에게 후원을 할 수 있고, 후원을 받은 스트리머는 후원자에게 리액션을 한다.
'시청자 참여형'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아프리카TV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런 트위치가 한국에서의 사업을 종료한다고 하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유는 망 사용료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망 사용료는 내야 한다. 한국의 사용료가 얼마나 비싸길래 철수로까지 이어진 걸까.
전문 리포트들의 따르면 다른 국가와 비교해 10배가 넘는 금액까지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덩치가 커질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철수'를 고려할만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망 사용료는 도대체 왜 내야 하는 것일까.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콘텐츠 제공업체(CP)에게 인터넷 망을 사용한 대가로 부과하는 요금을 뜻한다.
이는 인터넷 망의 원활한 운영과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비용을 CP가 부담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대형 CP들이 통신사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인터넷 망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개념으로, 초기에는 CP들이 인터넷 망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망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ISP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됐고, 이에 따라 CP들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하게 됐다. CP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위치 사태는 단순히 정부와 해외 기업과의 대립으로 볼 수 없다. 기업과 기업 간의 대립이다. 망 사용료는 국가별로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존재하는 제도이다. 해외기업 외에 국내기업도 망 사용료는 내고 있다. 망 사용료 문제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트위치는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으로 인해 영상 해상도를 축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트위치 인기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도 국내에서 망 사용료 관련 이슈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SKB)와의 망 사용료 소송에서 패소하며 망 사용료를 지불하게 됐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42.6%나 올랐다. 일각에서는 해외 콘텐츠 제공사업자에 부과되는 과도한 망 사용료가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용료 인상의 배경을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피해는 고스란히 대중들의 몫이 된 셈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앞으로 콘텐츠 시청자들과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어떻게 될까.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라이브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와 트위치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이 와중에 '트위치 철수' 소식이 알려지자 아프리카TV 주식이 하루 만에 29%나 올랐다. 아프리카TV가 많은 스트리머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후원 시스템, 시청자의 주요 연령대 등 다양한 특성이 가장 유사하다.
유튜브는 실시간 방송하는 데 있어 불편한 점이 다소 존재하기 때문에 강력한 라이벌이 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네이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콘텐츠 유목민을 잡기 위해서다. 게임 스트리핑 플랫폼 ‘치지직’(CHZZK·가칭)의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트위치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네이버는 트위치나 아프리카TV와 비교해 '덜 개방적'이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용자, 스트리머가 고스란히 옮겨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와 넷플릭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망 사용료'를 둘러싼 대립의 결과는 '콘텐츠 질 저하'라고 보인다. 트위치가 떠난 자리는 국내 기업들이 채울 수 있다. 기대가 높기도 하다.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도 커졌다. 기쁜 일이다. 그럼에도 뒷맛이 씁쓸한 이유는 뭘까. 대중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망 사용료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가길 기원한다. 대중들도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매스미디어 활동 이력
현) AI 전문언론 'AI포스트' 고정 칼럼진 [송태민의 IT온에어]
현) KBS 2TV 해 볼만한 아침 [미래먹거리연구소]
현) KBS 1라디오 오늘아침1라디오 [또 다른세상 IT]
현) TBN 김경식의 으라차차 [미래모빌리티의 모든 것]
전) KBS 1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 [IT 따라잡기]
전) KBS 2TV 차정인기자의 T-Time 등 다수 코너지기
주요 이력
▲ 現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 現 열린인공지능 출판사 대표
▲ 現 한국예술원 특임교수
▲ 前 SK디스커버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前 LG유플러스 IoT 신사업발굴 책임
▲ 前 어비팩토리 대표
▲ 前 SK플래닛 UX designer
▲ 前 현대 엠엔소프트 TDX 디자이너
▲ 前 SK커뮤니케이션즈 신사업팀
주요 저서
▲ 인간이 지워진다(AI 시대, 인간의 미래) <메디치미디어> 2023
▲ 모든 명언의 시작, CLOVA X <열린인공지능> 2023
▲ 챗GPT 마스터 기술 <열린인공지능> 2023
▲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21세기북스> 2021
▲ Hybrid Offline Business <출판사아님> 2021
▲ O2O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한스미디어> 2016
▲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0.9 <한빛미디어> 2015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위한 웹표준 <제우미디어> 2009 등 50여 권 집필
AI포스트(AIPOST) 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blackpeachlov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