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업계 대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이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거금을 쏟아붓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투자 계열사 아글레벤처스를 통해 AI 기업 5곳에 각각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아르노 회장의 'AI 스타트업 쇼핑'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알타(Alta)는 최근 멘로 벤처스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1100만 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아글레벤처스도 참여했다.
알타는 어떤 기업일까. 알타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제니 왕(Jenny Wang)이 2023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제니 왕은 창업 전 여러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투자 및 패션 디자인 기업에서 기술 고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알타는 사용자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 날씨, 일정에 따라 무엇을 입고, 어떤 옷을 구매할지 결정하도록 돕는 개인 맞춤형 패션 스타일링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과거에도 스타일링 전문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AI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AI 에이전트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한 제니 왕은 알타를 설립하고 에이전트를 완성시켰다. 알타의 AI 에이전트는 유명 하이틴 영화인 '클루리스(Clueless, 1995)'에 등장하는 컴퓨터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클루리스 영화 속 컴퓨터 시스템은 그날그날 입을 옷을 추천한다. 옷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가상으로 옷을 입어보는 모습까지 구현해 낸다. 알타의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가진 의류를 기반으로 그날그날 코디를 제안한다.
또한 일정을 AI에게 말해주면, 에이전트가 이상적인 의상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저녁 회의에 입으면 좋을 코디', '심야 데이트에 입고 갈 옷' 등을 요청하면 맞춤형 코디를 제안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알타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회 소속 디자이너들에게 AI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미국 패션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니 왕 설립자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팀 확장과 연구 개발 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