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블 스튜디오(Fable Studio)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인으로 꼽히는 오슨 웰스의 ‘위대한 앰버슨가’(1942)의 유실된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겠다고 발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위대한 앰버슨가는 오슨 웰스의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감독의 의도대로 완성되지 못하며 비운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편집 과정에서 제작사는 131분짜리 편집본을 88분 분량의 극장판으로 완성했다. 43분 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수정을 거치며 새로운 결말이 추가됐고, 웰스가 촬영한 분량의 일부는 순서가 바뀌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작품이라고 불리게 됐다. 이처럼 편집 과정에서 유실된 영상을 AI로 복원하겠다는 기업이 최근 나타났다. 미국 AI 미디어 기업 페이블 스튜디오는 장편 영화 생성을 목표로 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위대한 앰버슨가'의 유실된 영상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페이블 스튜디오가 개발한 AI 모델 '쇼러너(Showrunner)'는 AI 프롬프트를 사용해 직접 애니메이션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할리우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기존 영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AI로 만들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다. 'AI계 넷플릭스'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목표다.
아마존의 벤처캐피털 투자 자회사인 알렉사 펀드가 최근 페이블 스튜디오에 투자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이 페이블 스튜디오에 투자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페이블 스튜디오는 1만 명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수개월 동안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쇼러너는 프롬프트로 TV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사용자는 유튜브 등 플랫폼에 곧바로 공유할 수 있다. 유명 시리즈 완결에 따른 허탈감을 달래는 ‘팬픽션(Fan Fiction)’ 제작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팬픽션(Fan Fiction)’이란 인기를 끌었던 만화, 영화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팬들끼리 제작하는 창작물을 의미한다.
플랫폼이 대중화될 경우 '위대한 앰버슨가'와 같이 결말이 아쉬운 작품의 스토리를 다시 제작해 만들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많은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판권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게 페이블 스튜디오의 숙제다. 에드워드 새치 CEO는 "오늘날 AI는 짧은 에피소드 한 편을 넘어서는 스토리를 지속할 수 없지만, 페이블의 기술은 스토리텔링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라고 했다.
페이블 스튜디오가 복원한 작품 '위대한 앰버슨가'는 영화 제작사로부터 판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중적인 플랫폼에 공개되지 못할 수 있다. 다만 페이블 측은 AI 모델 쇼러너에 아카이브 자료 등을 학습시키고, 새로운 분량을 촬영해 유실된 분량을 되살릴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감독 브라이언 로즈는 지난 5년간 약 3만 프레임에 달하는 유실 장면을 재현해 왔다. 새치 CEO는 "AI가 창의적일 수 있고, 더 많은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흥미롭다"라고 강조했다. 페이블은 쇼러너를 활용해 더 많은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생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사실적인 실사 영상 보다 더 적은 처리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페이블 측은 "쇼러너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토리를 실험하고, 끊임없이 비전을 수정하고 다듬어 나갈 수 있다"라며 "앞으로 어떤 스토리가 탄생할지 정말 기대된다"라고 했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

